"잃었던 언어의 뿌리 찾아 10년만에 귀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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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7번째 시집 『모여서 사는것이 어디 갈대들뿐이랴』(문학과 지성사간)의 출간일과 부친 (고 마해송)의 기일(6일)에 맞춰 2년여만에 고국을 찾아온 재미의사 시인 마종기씨(47·오하이오의대교수). 그는 80, 82, 84, 86년등 짝수해 가을이면 언제나 귀국해 문단친구와 어울리기도하고 모교인 연세대를 방문하기도 한다.
『이제 넉넉잡아 10년이면 되돌아올겁니다. 중학교 다니는 막내만 대학을 졸업하면 귀국해 잃었던 모국어를 되찾을 겁니다. 미국에서의 삶은 교수나 의사로서의 나는 존재하지만 언어의 뿌리를 가진 인간으로서는 완전하지 못합니다』
고교재학시절 『학원』지 시단의 총아로 군림 한후 59년 『현대문학』지를 통해 시단에나온 마씨는 연세대의대를 졸업하고 66년에 도미했다.
60년 첫시집 『조용한개선』, 65년 『두번째 겨울』을 발간하고 도미이후에도 『평균율』Ⅰ·Ⅱ (68, 72년), 『변경의 꽃』(76년), 『안보이는 사람의 나라』(80년)등의 창작시집을 꾸준히 내놓았다. 외국에 거주하는 문인으로는 드물게 76년 한국문학작가상을 수상하기도한 마씨는 자신의 시집중 『안보이는 사람의 나라』는 8판에 1만6천부가 팔려나갔다고 대견해했다.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미국의 경우 세계적으로 유명한 시인의 시집도 2천부이상 판매되지 않습니다. 그만큼 우리 문학 풍토가 좋다는 이야기입니다. 미국 시단의 시와우리시를 비교해보더라도 손색이 전혀 없어요』
현재 중앙일보를 비롯해 각종 국내 문학지를 구독하고 있는 마씨는 도미이후에 모은 한국서적만 3천여권. 매주 4일간 병원과 학교에 나가고 나머지 기간동안은 대부분 서가에서 고국의 책에 파묻혀 시간을 보낸다.
그의 시집 『모여서 사는 것이 어찌 갈대들뿐이랴』에는 고국에 대한 추억과 사람, 바깥에서 생활하는 사람의 부끄러운 자의식이 담긴 42편의 작품이 실렸다. 7일 출국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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