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중 저 『고희무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최근에 발간된 김남중선생의 거서 『고희무정』을 받고나서 아, 이 분이 벌써 고희가 되셨던가? 하는 생각과 함께 김선생의 모습이 떠올랐다.
약간 굽슬한 머리에 언제나 점잖은 미소를 띠고 말없이 서있던 분, 그러면서 많이 쓰고,또 많은 일을 하시는 분.
이 책 몇 페이지를 읽으면서 나는 글의 진실이주는 감회와 동시에 오랜 투병중에도 펜을 놓지않고 삶과 죽음에 대한 체험적인 이야기를 숨김없이 써내려온데 대해 놀라움과 아픔을 금할 길이 없었다.
10년 동안 불치의 무서운 병마와 싸우면서 그는 무언가 쓴다는 일 때문에 생명을 쉽사리 포기하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싸워오고 있다.
『중환자실의 지옥 같은 분위기가 있는가하면, 4층 병동은 백의의 천사들이냐고 있었다…나는 아픔과 외로움과, 방마다 찾아오는 지옥의 사자들의 악몽으로도 시달렀다』투병생활중에 쓴 글의 한 구절이다.
모두가 우리 인간 누구나가 당면할 삶과 죽음의 대결이 아니겠는가. 그는 수백편의 명수필을 써낸 수필가일 뿐 아니라 새원의 언론인으로, 또 실업인으로도 큰 인물이다.『고희무정』의 출을 축하하는 동시에 그의 정신력이 악마의 법을 이거 앞으로 l0년을 더 완쾌된 몸과 정신으로 좋은 글 남겨 우리들과 함께 이 시대의 공존을 노래하기 바란다.

<고희기념문집간행위원회· 4백74쪽· 비매품>
전숙희<수필가· 한국펜클럽회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