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절대 안전은 없다|원자력산업회, 체르노빌사고 계기 안전심포지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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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원자력발전사상 최악의 사고였던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원전의 안전성을 근본적으로 의심케 했다.
우리나라는 세계 12위의 원전발전국이며 전체 발전량중 원전이 차지하는 비율이 17·8%.
현재 6기의 원전이 상업발전중이며 3기가 건설중, 2기는 건설을 위한 국제입찰중이다.
국내의 전문가들은 국내 원전이 제어가 쉽고 안전설비가 2중으로 돼있으며 격납용기를갖추고 있어 안전하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원전의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원자력산업회의는 체르노빌원전사고를 계기로 최근 「원자력발전의 안전성을 진단한다」는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자리에서 전미국원자력학회장 「밀튼·레빈슨」 박사는 원전이 일반 국민의 이해와 신뢰를얻는 방법은 『사고가 났을때 국민에게 정직하게 알리는것과 원전관계자에게 철저한 교육을 시키는 일이다. 또 서방세계의 원전과 소련의 그것에 대한 차이점을 이해시키고 사고경위를 해명하여 신뢰를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 고 말했다.
「레빈슨」 박사는 「체르노빌원전사고의 진상」 이라는 특별강연을 통해 『사고는 터빈발전기의실험과정에서 실험을 쉽게 하기 위해 비상노심냉각장치등 수많은 각종 안전장치를 전부 끊음으로써 발생했다』 고 전제,『실험도중 원자로의 반응도로보아 원자로를 즉시 정지시켜야할 필요성이 있음에도 운전원은 실험을 계속, 큰 사고가되었다』 고 원인을 설명했다.
그는『소련은 보고서에서 사고는 운전원에 의한 규칙위반에서 비롯됐고, 원전설계상 문제점이 없다고 강조했으나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사고원인은 중대한 안전문제를 사람에게 너무 과도하게 의존한 설계철학의 결함에 있다』 고 지적했다.
정보헌한전안전지원실장은 『소련의 원자로는 정반응도의 특성을 갖고 있어 어떤 요인으로 원자로출력이 올라가면 출력상승이 가속화하지만 한국의원자로는 항상 부반응도특성을갖고 있어 어떤 원인으로 출력이 상승하면 원자로 자체가 출력을 감소시키는 제어기능을 발휘한다』 고 밝히고 모든 안전설비가 2중으로 돼있는 점을 강조했다.
소련의 원전은 원자로 내부에 흑연이 들어있어 화재의위험성이 높고 방사능이 포함된 증기를 공급, 오염의 위험이 있지만 우리의 원전은 가압경수로 (PWR) 이므로 오염가능성이 적고 냉각수인 경수가 감속체 역할을 경해 화재의 위험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원자로격납용기가 있어 최악의 원전사고가나도 인근 주민에게 방사선피폭을 주지 않는 미국 드리마일원전사고 (79년3월) 범위정도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창건한국에너지연구소 원자력연수원장은『어느것이나 인적요소는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으므로 보다 철저한 정신자세의 확립이 필요하다』 고 했다.
원전의 절대적인 안전은 보장할수 없다.
심포지엄 참석자들은 『원전이 일단 안전하게 운영된다하더라도 안전책을 계속발전시켜 체르노빌사고와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말고 핵폐기물의 안전처리문제에 대한 연구도 계속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김광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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