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사 관심높아진다|대구사학회 주최 학술회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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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우리나라 지방사연구의 가능성을 모색한 전국 규모의 학술대회가 24∼25일 대구사학회 (회장 김엽) 주최로 경북대소강당에서 열렸다. 최근 지방사에 대한 고조되는 관심과 요구를 반영한 이번 학술대회는 우리의 부진한 지방사연구실정과 함께 외국의 왕성한 연구성과를 광범위하게 검토함으로써 앞으로 우리 지방사연구의 중요한 전기를 마련할것으로 보인다.
김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이번대회의 의의로▲정치·경제·문화의 중앙집중에 대해 학술만이라도 그 편중을 막고▲역사의 내용도 중앙중심·정치중심의 역사관에서 탈피, 보다 넓고 깊은 연구태도를 모색하며▲우리 지방사연구를 진전시켜 보자는데 있다는등 3가지를 지적했다.
민두기교수 (서울대)는 『지방사 연구란 역사현상을 어떤 구심점을 통하지 않고 각 부문의 현상을 개별적으로 고찰, 집적·종합해 역사현상의 전체상을 구조적으로 파악하려는 연구』 라고 설명했다.
여기엔 정치중심관을 떠난 넓은 관점, 이를테면 넓은 의미의 풍속의 역사, 생산기술의 역사, 종교활동의 역사, 경제생활권 변화의 역사, 종족결합형태의역사, 지방지도층의 존재양태 변화의 역사등이 중요시된다.
오주환교수(경북대)는 영국의 지방사가 「핀버그」의 이론을 빌어 지방사의 특성이▲인간적인 학문이고▲국가사의 관념적 이해에서 달피할수 었으며▲권력과 출세지향적 역사를 억제할 수있는 점등에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지방사가에겐 고고학자·지질학자·지리학자·경제사가의 소양뿐 아니라 예술·교육·종교등에 대한깊은 조예가 요구된다』 고말했다.
오교수는『지방사에 관한높은 관심은 영국·프랑스를 비롯한 구미제국은 물론 일본·오스트레일리아및소련등 공산주의국가에서도 볼수있는 사학계의 공통된현상』 이라고 지적하고 『최근 우리나라의 관심도 세계적 추세의 한 반향』 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국의 대학엔 독점적인 지방사학과가 설치돼있고 국제적 명성의 지방사가들이 하나의 지방사학과를 형성하고 있으며 역사학의 학위논문의 과반수가 지방사에 관한것을 택하고 있는 실정』 이라고 소개했다.
노명식교수 (한림대)는 프랑스 지방사 연구의 높은수준을 설명했다. 그는 그성과의 배경으로 지방사 연구방법을 훌륭히 개발해낸점과 아울러 아날르학파가 지방사연구에 준 자극, 즉전통적인 정치사적 역사사상및 엘리트적편견에 날카로운 비판을 하면서 사회집단에 대한 새로운 역사적관심을 기울인점을 들었다.
한편 오교수는 우리 지방사연구의 활성화를 위해▲각급학교에서 지방사교육을 늘리고 내실화할 것▲지방사료의 수집·정리·보존작업을 추진할것▲지방공동체단위의 지방사연구회나 연구단체를 결성할 것▲정치적·행정적 구분이 아닌자연적 특성에 따른 지역사연구가 추진될 것▲대학에 지방사강좌를 개설하고 지방사학과를 설치할 것등을 제안했다.<이근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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