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미 보호무역 표적 된다"|레이건 경제자문위장 지낸「펠트스타인」강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레이건」대통령의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마턴·S·펠트스타인」미 하버드대교수(미 경제조사연구소장)는 당분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는 더욱 강화될 것이 분명하므로 한국과 같이 경제성장을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나라에는 앞으로 수년간이 특히 어렵고 도전적인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27일「펠트스타인」교수가「세계무역환경의 변화와 전망」을 주제로 무역회관에서 행한 강연의 요지.
이미 높은 수준에 이른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는 여러 가지 폐해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더욱 강화될 것이 틀림없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는 다음 세 가지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다.
첫째 특정국가와의 양국간 무역불균형에 초점을 맞춘 일반적인 성격의 보호주의이며 둘째는 특정상품에 초점을 둔 보호주의 조치다. 셋째는 보복적인 성격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인바 현재 미국에서 제기되고 있는 보복적인 정책의 주요 표적은 일본이지만 한국도 가까운 장래에 그 대상으로 부각될 것이다.
따라서 한국으로서도 산업발전과 무역확대를 위한 장기전략을 수립하는데 있어 미국시장에 대한 수출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미국상품에 대한 한국의 시장개방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나 보호무역주의는 한국 등 여러 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국제교역문제의 한 단면일 뿐이다. 앞으로 5년간 국제교역의 패턴, 자본의 흐름, 환율 등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며 한국의 기업들이 이러한 변화로 받게 될 영향은 매우 클 것이다.
현재의 급격한 환율변동에 대한 수출입업자들의 적응이 전통적으로 매우 느려서 미국의 무역수지개선이 아직 늦어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내년도 미국의 무역적자가 금년보다 3백억 달러 정도 축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 생각으로는 90년대 초까지 미국이 다시 무역혹자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90년대에 가면 세계무역의 불균형은 완전히 역전될 것이다. 달러가치 하락으로 미국의무역적자가 앞으로 5년간에 걸쳐 해소되면 외국업체들은 1천6백억 달러의 시장을 상실하게 되고 달러가치가 더욱 떨어져 미국으로의 새로운 자본유입을 중단시킬 정도가 되면 외국업체들은 2천5백억 달러의 시장을 잃게 될 것이다.
그때가면 보호무역주의의 중대한 위협은 미국이 아닌 유럽이나 일본 등 미국의 주요교역 상대국으로부터 나오게 될 것이다.
따라서 외국 정부들은 장기적으로 수출감소로 야기될 경기침체를 회복하기 위해서도 미리부터 내수확대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배명복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