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부모 격려가 최상은 약|한양대 김광일교수가 말하는 마지막 정신·건강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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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대입학력고사가 20여일 앞으로 닥쳐오자 수험생이나 학부모나 모두 정신적으로 쫓기는 입장에 있다. 때로는 이같은 초조와 불안이 마지막 총정리 공부에 나쁜 영향이 미치는 수도 있다. 수험생과 가족의 심리·정신문제에 관해 카운슬링 경험이 많은 한양대의대 김광일교수(신경정신과장)와 함께 일문일답식으로 풀어본다.
▲시험날짜가 가까와 질수록 불안하고 초조해져 미칠 것같다. 어떤 자세로 극복하는것이 좋은가.
-큰일 앞에서는 누구나 그런 심정이 된다. 그렇다고 피할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지금쯤은 자기의 실력이 거의 고정된 것으로 인정하고 그것을 정리한다는 기분을 가져야지, 갑작스럽게 실력을 높이겠다고 대들면 오히려 정신적 부담만 가중될 뿐이다.
정 공부를 못할 정도로 심할 경우 응급조치로 진정(수면) 작용이 없는 항불안성 약물을 시험때까지만 먹는 방법도 있다.
▲만사가 귀찮아 공부고 뭐고 집어치우고 절에라도 들어가 숨어버리고 싶은 심정인데….
-두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자기는 준비를 하느라고 했는데 실력이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고 생각되는데서 오는 자책감과 좌절감으로 이해할수 있으며 다른 하나는 우울증의 증상일 수도 있다.
이 고민은 자기의 실력에 맞게 목표를 낮추는 수밖에 없다. 숨어버린다고 만사가 해결될 수있는 것이라면 오죽 좋겠는가.
▲요즘들어 자주 두통이나고 배가 아프며 가슴이 뛴다든가 설사·변비끼가 있고 팔·다리까지 저린 것같다.
-이런 것들은 스트레스가 쌓여 자율신경이 안정을 잃을때 일어나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신체반응이므로 걱정할 것은 없다. 시험이 끝나면 대부분 증상이 없어진다.
▲하루 3시간씩만 자는것으로 계획표를 짜두있는데 그나마도 잠이 안온다. 무슨 비방은 없는가.
-하루 3시간도 못 잔다니 걱정스럽다. 공부를 잘하는 첫째 요령은 잠을 잘자는 일이다. 그래야 정신적·육체적 활동이 왕성해진다. 수면부족은 정신집중을 방해하고 신경쇠약을 초래할 뿐이다.
잠자기 직전에 미지근한물로 목욕이나 샤워를 해보라. 또는 따끈한 우유를 취침30분전쯤에 한사발을 들이켜는 것도 좋다. 그래도 안된다면 작용시간이 짧은수면제 (1알) 를 먹여본다. 수면제는 취침1시간전에 먹는것이 좋다.
▲신경안정제를 2개월이상 복용하고 있는데 괜찮은것인지.
-시험전까지라면 한번에 한알씩 하루 3알까지는 써도 무방하다. 그이상은 습관성이 될수 있으므로 피해야하며 진정작용이 있는 것도 좋지않다.
▲수험생을 둔 엄마로 아이가 자꾸 자신이 없다고하는데 이럴 때의 처신은.
-아이의 걱정을 귀담아들어주고 그 괴로움과 노고를 이해하고 같이 괴로와하는 자세만이 이 시기에 도움이 된다. 『고생하는구나』 『너무 힘들지?』하고 등이라도 한번 두드려줘라.
앞의 답이 백점짜리라면『수험생은 다 그런거야, 너도 참아내야지』 는 70점짜리라 하겠다. 이에비해『그래가지고 대학에 가겠니』『제발 공부좀 해라』 따위는 낙제점이다. 또 옆에서 밤샘하는것도 손은 있지만 득은 없다. <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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