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한때 실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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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피랍사건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책반은 서울본사와 계속연락하며 게릴라들과 접촉하려하고 있으나 25일상오까지 게릴라측으로부터 아무런 소식이 없는 상대.
한편 필리핀에서 회교게릴라들에 의해 납치됐다가 풀려났던 박화춘씨 (45) 와 신필호씨는 25일 상오 박씨와 정씨집을 차례로 방문, 가족들을 위로했다.
◇구조대책=서울 여의도동25의1 IBM빌딩19층 한일개발 서울본사는 사고소식을 접한 직후인 24일 상오7시30분 사고대책본부 (본부장 배억만상무)를 설치, 마닐라지사와 텔렉스및 전화교신을 통해 정확한 피랍경위와 현지진전상황을 보고받는등 철야근무했다.
24일 밤 늦게까지 본사 사무실에 남아 비상대기하던 3백여명의 직원들은 하오10시쯤 사건현장으로 파견된 이강목상무 (마닐라지사 동남아본부장)가 마닐라지사 심완경차장을 통해 본사로 전한 현지 상황보고에서 『피랍된 박·정씨등의 행방은 알수없으며 범인들로부터는 아무런 연락이 없다』 는 소식을 듣고 침통한 분위기.
◇박종수씨 집=피랍소식이전해지자 서울잠실동 잠실주공아파트355동 205호박종수씨의 집에서는 부인 조남옥씨 (43)가 외아들 윤영군 (15·신천중3년)을 부둥켜 안고 울음을 터뜨리다 한때 실신했다.
박씨는 69년 경희대 법대를 졸업, 78년 한일개발에 입사했으며 그동안 사우디아라비아 (80∼83년)·필리핀 (84년∼86년4월)등 주로 해외근무를 해왔으며 지난9월세번째 출국했다가 변을 당했다는것.
◇정상기씨집=서울 금호동1가180의51 정상기씨의 집에서는 24일 하오7시쯤 소식을 전해듣고 어머니 이종례씨(59)가 『이번 가을에 휴가를 받아 귀국하면 결혼식을 올리기로 돼있는데 이게무슨 날벼락이냐』며 딸 금희씨 (37), 사위 박천종씨(45·상업)와 외손자 2명등을 껴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정씨는 81년 충북대영문과를 졸업한후 82년6월 한일개발에 입사, 83년6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사우디아라비아근무를 마치고 귀국, 계장으로 진급한후 지난1월 필리핀으로 다시 해외근무를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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