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유치 매드매드 대소동|92년 개최지 결정 뒷이야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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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파리=홍성호특파원】 92년 올림픽 유치경쟁은 바르셀로나 (하계)와 알베르빌(동계)의 승리로 끝났다. 올림픽을 유치하려는 경쟁국들의 노력은 대단한 것이었지만 그 뒤에는 돈 잔치였다는 개운치 못한 여운을 남겼다. 영국의 한 IOC위원은 『이것이 영국의 선거였다면 완전한 위법』이라고 평했다.
총회가 끝난 뒤 lOC는 앞으로 올림픽 유치 캠페인 방법을 규제하는 것을 검토 할 위원회를 발족시켰다. 그렇게 규제 방안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이번 총회는 황금에 오염되어 있었던 것이다.
바르셀로나의 「보급부대」는 대형트럭 2대에 20t가량의 물자를 싣고 진격했다. 그 트럭 속에는 각종 자료도 실려있었지만 반 이상이 선물이었다. 스카프, 오데코롱(향수), T셔츠….어떻게든 전시장으로 끌어들이려는 작전이다.
「사마란치」 -IOC위원장은「바르셀로나 출신이기 때문에」 투표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것은 무엇보다 훌륭한 선전으로 보였다. IOC의 실무를 전담하다시피 하다 지난해 사임한 「베를리유」 여사도 프랑스 유치단의 고문으로 활동했다.
뜨거운 유치열전 속에 상대방을 모략하는 괴문서까지 나돌았다. 하루는 자료 배치장에 있는 바르셀로나 자료 속에 「사마란치」 위원장이 바르셀로나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전단이 섞여 있었다. 그의 사진과 사인까지 들어있었으나 바르셀로나 측은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IOC본부신관은 그리스가 체공한 대리석을 사용했는데 그 일부를 바르셀로나 전시관에 사용했다는 소문이 있었는가 하면 바르셀로나 대표들이 IOC위원용 호텔에 묶고있다는 사실무근의 소문도 퍼졌다.
IOC총회가 끝난 후 「사마란치」 위원장은 앞으로 유치운동 방법을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위스의 「호들러」 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특별위원회를 구성, 내년 이스탄불 종회 때까지는 규칙을 정하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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