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복싱 "세대 교체 불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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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아마복싱이 대표선수 세대교체를 놓고 진퇴양난에 빠져있다.
아마복싱 연맹은 지난번 아시안게임 전 체급 석권이라는 전례 없는 최대전과를 올렸으나 이 선수들로는 올림픽서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 86대표를 새얼굴로 구성할 방침인 반면 86대표들은 프로 행을 마다하고 잔류를 희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마복싱 연맹은 오는 11월11일부터 실시되는 서울 올림픽에 대비한 7백일 강화훈련에 합류시킬 대표선수 선정을 놓고 큰 고민에 빠져있다.
대표단 코칭스태프(김성은·이한성·박형춘)는 12명의 금메달 리스트 중 라이트 플라이급의 오광수를 제외하곤 나머지 선수들은 체력과 기량으로 볼 때 한계에 도달,
세계의 강호들이 출전하는 서울 올림픽에서는 거의 성과를 기대할 수 없는 형편이라는 자체진단을 내리게 된 것이다.
그러나 선수들의 태도는 이와 달리 매우 의욕적이다.
밴텀급의 문성길 ,플라이급의 김광선 등 프로 데뷔를 준비중인 선수도 있으나 웰터급의 김동길 등은 『나를 꺾을 수 있는 후배들이 나올 때까지 계속 현역에 남겠다. 아직 뛸 수 있는 체력이 있는데 왜 물러나느냐』며 은퇴를 미루었다.
86대표들이 프로의 유혹을 외면하고 대표잔류를 희망하는 이유는 국제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연금 등 반대급부가 프로 못지 않게 크기 때문이다.
아마복싱 연맹 김승연 회장은 12명의 금메달 리스트 및 코치들에게 격려금1억 원을 지급한바 있다.
복싱 관계자들은『현 대표들이 기술이 원숙 경지에 올라 엄청난 성과를 거둔 것은 인정하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이 오랫동안 정상을 지켜오면서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다』 고 분석했다.
한편 연맹은 오는11월11일부터 사흘동안 88꿈나무 선발전을 가져 상비군을 구성할 예정이다. 이 대회 출전자격은 각종대회 3위 이상 입상자중 17∼22세 까지의 선수로 제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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