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마라톤 세계를 향해 질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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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일본 마라톤이 세계 정상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 19일 중공에서 열린 제6회 북경마라톤 대회에서 무명의 「고다마· 다이스케」 (아옥태개) 가 동양권 마라토너로는 처음으로 2시간7분대에 진입, 세계역대 3위 기록인 2시간7분35초를 마크한데 이어 「나까야마」 (중산) 와 참께 일본마라톤 간판스타인 「세코·도시히코」(달고리츌) 가 오는26일 시카고 마라톤 대회에 출전,2시간7분대 진입을 장담하고 나섰다.
『전반 20km를 60분30초, 40km지점을 2시간1분대로 통과하고 나머지 2·195km를 6분40초로 커버하면 2시간7분40초에 골인한다.
시카고로 떠나기 전 요미우리 (독매)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7분대 진입의 청사진을 이같이 밝힌 「세코」 는 『초반에 얼마만큼 체력의 소모를 줄이며 가볍게 스피드를 내느냐는 것이 목표달성의 결정적 요인이 될 것』 이라고 말하고 있다.
시카고 마라톤은 우승상금으로 4만 달러가 주어지는 것 외에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면 5만 달러의 보너스가 걸려있어 「세코」 가 이처럼 욕심을 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더우기 시카고 대회는 편도 코스로 평탄해서 기록이 잘 나오는 코스로 유명한데다「세코」 보다 기록이 앞서는 지부티의 「사라」를 비롯, 영국의 「스페딩」 도 출전키로 돼있어 이들과 치열한 경합을 벌일 경우 페이스조절만 잘하면 충분히 세계최고기록 (2시간7분12조· 로페스) 도 경신할 수 있다는 것.
「세꼬」 는 84년 LA올림픽 마라톤에서 14위에 머물렀고 올해 4월 런던마라톤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는 했지만 2시간10분2초의 부진한 기록을 보인데다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1만m에 출전, 고작 3위에 머물러 일부 전문가들로부터 『세코 시대는 이미 끝났다』 라는 혹평을 받고있다.
일본은 「세코」 외에도 2시간8분15초의 기록으로 세계랭킹 7위에 마크된 「나카야마」 를 비롯, 동양권에서는 처음으로 7분대를 돌파한 「고다마」 「이토·구니미쓰」등 10분대 이내에든 선수만도 무려 10여명에 이르고있다.
이처럼 일본 마라톤이 세계정상을 넘보기까지에는 60년대 이후 3차례에 걸친 7개년 육상중흥 장기계획을 실시, 유망주를 조기에 발굴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을 실시해 온 결실로 세계 정상에 올라설 날이 덜지 않다는 것이 육상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문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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