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생가에 ‘조선족 애국시인’ 표지석 세운 중국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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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YTN` 유튜브 캡처]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의 중국 생가에 표지석에 조선족이라는 표현이 있어 몇 년 째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 지린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용정 마을에는 윤동주 시인의 생가가 있다. 하지만 윤동주 시인의 생가 입구에는 ‘중국 조선족 애국 시인’이라고 적혀있다.

지난 2012년 중국 지린 성에서 윤동주 생가를 관광지로 개발하면서 국적을 마치 중국인 것처럼 소개한 것이다. '조선족'이라는 표현으로 볼 때, 윤동주 시인을 한국인이 아닌 중국인으로 본 것과 다름없다.

일본 검찰이 공개한 윤동주에 대한 재판 기록들을 봐도 윤동주 시인의 본적은 함경북도로 한국인임이 분명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윤동주의 가족이 일본의 폭압을 피해 북간도로 피난을 갔지만 국적이 바뀐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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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 생가 [사진 중앙포토]

윤동주 시인이 '별 헤는 밤'에서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이라고 썼다. 중국에서 흔히 쓰는 이름을 '이국적'이라고 표현했다. 중국인이 아니라는 명백한 증거다.

지난 2014년 중국은 윤동주 생가를 ‘국가급 관광지’로 결정한 바 있다. 이는 관광 수입 증대의 목적뿐 아니라 중국이 조선족들이 한국 사회로 흡수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일 가능성이 높다. 즉, 조선족의 정서적 이탈을 막기 위해 윤동주를 조선족 시인으로 만들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용자가 20억 명이 넘는 중국 대표 포털 사이트 바이두 역시 윤동주 시인의 정보를 잘못 표기한 사례가 있다. 바이두의 백과사전에는 윤동주 시인의 국적이 중국, 민족은 조선족이라고 적혀있어 논란이 됐다.

지금이라도 '조선족'이라는 표현이 버젓이 적힌 윤동주 시인의 생가 표지석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문성훈 인턴기자 moon.s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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