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고득점자 늘어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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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87학년도 대학입시는 모집인원이 3천5백명쯤 줄어드는데 반해 지원자는 1만9천여명이나 늘어 경쟁이 전례없이 치열해진다.
또 올해 처음 학력고사과목이 축소되고 배점이 조정된데 따른 수험생들의 득점력 변화로 입시판도의 열기는 어느때보다 뜨거워 질 것 같다.
◇득점력향상=지원자의 학력수준이 예년에 비해 크게 달라질 수는 없겠으나 올해학력고사부터 시험과목이 줄고 영어·수학·국어의 배점이 크게 높아져 상·하위권의 득점력이 눈에 띄게 달라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교 진학지도교사들은 시험과목이 크게 줄어든 만큼 수험생의 과목당 학습량이 늘어 득점력이 대체로 예년보다 높아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각 학교 모의고사 결과 평균점이 지난해보다 5∼10점 정도 높아졌다는 분석인데 지난해 학력고사의 전국 평균점은 1백78점이었다.
이와함께 상위권의 성적은 오르고 하위권의 성적은 오히려 떨어졌다는 것.
영어·수학·국어의 배점이 전체의 59.4%를 점하고있기 때문에 3개 기본과목에 강한 상위권의 득점력이 높아졌고 하위권은 득점이 쉬운 암기과목의 비중이 줄어 상위권과 더 큰 점수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 관계자들은 특히 시험시간이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던 수학과 영어는 물론 모든 과목이 새교과서에서 출제돼 기초적이고 평이한 문제가 출제될 수밖에 없어 3백점 이상의 고득점자는 지난해의 2천5백68명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배점이 많은 영어·수학에서 남학생에 비해 약세인 여학생의 경우 상대적으로 득점이 어렵게됐으나 인문계 상위권에서는 여학생세의 도전이 오히려 거세질 전망.
◇늘어난지원자=올해 학력고사는 ▲자연계 및 여자 지원자가 늘어나고 ▲재수냉이 줄어든데다 ▲선택과목이 실업에 치우친 것이 특징.
학력고사 지원자는 73만2천9백31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9천4백10명이 늘었다.
반면 대학 모집인원은 서울대 등 국립대의 졸업정원감축 및 전반적인 초과모집비율하향조정(2%정도)에 따라 지난해의 20만2백73명에서 3천5백여명이 줄어 19만6천여명선.
이에따라 4년제 대학의 평균예상경쟁률은 지난해 3.4대1보다 높아진 3.6대l.
전기대학 경쟁률은 63개 대학중 동국대와 국민인가 전·후기 분할모집 키로 결정, 분할모집 대학이 13개에서 15개 대학으로 늘어나 지난해의 평균 2.3대1보다 약간 높아진 2.5대1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늘어난 학력고사 지원자의 79.5%인 1만5천4백38명이 자연계를 선택, 자연계경쟁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포항공대·동신공대·여수수산대 등 3개 자연계 대학이 신설됨으로써 7백60명의 졸업정원이 늘어나 자연계의 입시경쟁은 예년수준이고 모집인원이 줄어든 인문계경쟁률이 더 높아질 것 같다.
여학생 지원자의 증가(1만5천82명)는 사회적인 추세이긴 하나 여학생의 선호학과인 인문·사범계가 모집정원은 줄고 지원자는 늘어 상대적으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재수생은 새교육과정에 따른 출제로 자신을 잃어 1만여명이 줄어 76년 이후 최저수준(총지원자의 31.5%)이 됐지만 고득점자는 오히려 많아질 것으로 전망되고있다.

<한천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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