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정상회담 결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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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레이캬비크=연합】「레이건」미대통령과「고르바초프」소련 공산당서기장은 지난 11, 12일 이틀간의 예비정상회담에서 광범한 군축협정의 합의에 접근했으나 미국의 전략방위계획(SDI)을 에워싼 의견차이 때문에 마지막 단계에서 그들의 노력을 포기했다고 쌍방이 12일 밝혔다. <관계기사 3, 4면>
「슐츠」미 국무장관은 당초 3차로 예정됐던 회담이 4차로까지 연장되어 모두 11시간 동안 개최된 이번 회담에서 새로운 군축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금년 미국에서 열리기로 돼 있는「레이건」대통령과「고르바초프」간의 본격적 제2차 정상회담의 개최일자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히고『회담 결과에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슐츠」장관은 양국 지도자가 군축문제의 다른 주요분야에 관해 진전을 이룩했고, 전략 및 중거리 핵무기 감축에 관해 중대한 합의의 기초를 마련했으나「고르바초프」가 SDI를 폐기시키려는 결의를 분명히 드러냈으며 「레이건」대통령은 이 계획의 후퇴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또「레이건」대통령은 귀국에 앞서 미군강병들에 대한 연설에서 자신이 역사상 가장 원대한 군축제안을 했으나「고르바초프」는 이를 거부했으며 소련 측의 SDI에 대한 반대 때문에 이번 회담이 실패로 돌아갔다고 지적하고 군축문제에 합의하는데는 실패했으나『우리는 대부분의 의견차이를 해소하는데 큰 진전을 이루었으며 우리는 그 같은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고르바초프」는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과의 제네바군축회담이 사실상 교착상태에 빠졌기 때문에 세계는 이제 예측할 수 없는 정치적 및 군사적 결과가 시작될지도 모를 군비경쟁의 새로운 단계를 가져올『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접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레이건」대통령과「고르바초프」는 첫날 회담에서 2개 실무 반을 구성, 분야별로 의제를 토의키로 합의하고 12일 아침 3차 회담을 개최했는데「스피크스」백악관 대변인은 제1실 무반은 군축문제, 제2실무 반은 인권·지역문제와 양국간의 현안을 다루었다고 말했다.
한반도를 포함한 지역문제와 인권 및 양국관계를 협의한 제2실무 반은 지역문제의 경우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과 앙골라·캄푸체아 및 니카라과사태 등 이 우선적으로 논의되고 그후 한반도 긴장완화 방안이 다루어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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