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돗개 괴담' 심장 사상충 잘 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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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진돗개(천연기념물 제53호)의 심장 사상충 감염이 늘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8일 전남 진도군 진돗개시험연구소에 따르면 모기에 의해 주로 개나 고양이에 감염되는 심장 사상충은 혈액 공급에 장애를 일으켜 감염 동물을 폐사시킬 수도 있는 기생충으로 감염돼도 뚜렷한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다.

연구소 관계자는 "2001년 말 진돗개 1백마리를 대상으로 심장 사상충 검사를 실시한 결과 35마리가 감염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며 "사육농가들이 사상충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데다 예방과 치료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어 감염률이 더 높아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육농가에서는 진돗개가 폐사할 경우 원인 파악을 하지 않은 채 묻고 있어 실제 사상충에 의한 피해 집계는 어려운 실정이다. 1백마리의 진돗개를 사육하고 있는 金모씨는 "최근 2~3년간 50마리가 죽었는데 이 중 30마리 정도는 특별한 증세없이 급사해 신고하지 않은 채 산에 묻어버렸다"며 "사상충에 감염돼 죽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진돗개의 사상충 감염 문제가 확산되자 문화재청은 현지 조사를 거쳐 내년 예산에 사상충 감염 조사비 등을 반영할 계획이다.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 관계자는 "진돗개 폐사원인에 대한 자료 축적이 안돼 있어 사상충으로 죽은 개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은 안되지만 사상충 감염이 증가일로에 있다는 지적에 따라 방역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진도=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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