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기록·금메달 휩쓴 「86」스타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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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스포츠는 영웅을 탄생시키고 스포츠영웅의 척도는 「기록」과 「금메달」 이다.
서울아시아드에서도 많은 스타들이 등장, 30억 아시아인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이번 대회에서는 7명의 「4관왕」과 8명의 「3관왕」이 나왔다. 2관왕 이상이 13개종목에서 64명이나 된다.
4개의 금메달을 주렁주렁 목에 건 스타는 「양궁의 신동」 양창훈(한국)을 비롯, 테니스의 유진선(한국), 체조의 이령(중공), 사격의 허해봉 구파(이상중공), 육상의 「우샤」(인도), 수영의 「무지와라」(일본)등 7명. 이 가운데서도 16세의 고교1년생 양창훈의 혜성같은 등장이 가장 돋보인다. 기록경기 가운데 세계정상 수준에 오른 종목이 양궁이고 88서울올림픽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니스의 유진선은 남자단체·개인단식·복식·혼합복식을 석권, 86아시안게임의 유일한 전관왕으로 군림했다. 한 선수가 출전할수 있는 4개 전종목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유는 백전백승의 주인공이다.
체조의 이령, 사격의 허해봉, 육상의 「우샤」는 4개의 금메달을 안았지만 그들로서는 오히려 불만스러운 전적이다. 이들은 모두 아시아, 또는 세계정상급의 스타들이기 때문이다.
일본 유일의 3관왕인 「후지와라」는 남자 자유형1백·2백m, 계영8백m에서 우승, 「수영일본」의 체면을 세워준 스타다.
3관왕 가운데는 한국의 임춘애가 가장 빛나는 별. 8백m에서 1위로 골인한 인도의 「쿠리신칼」이 코스침범으로 행운의 첫 금메달을 따냈지만 그것이 행운이 아니었음을 1천5백m와 3천m에서 보여주었다. 가난과 병마를 이긴 17세의어린 소녀는 경기마다 역전의 드라머를 펼쳐 수많은 관중들로부터 찬탄과 갈채를 한몸에 받았다. 한국육상사상 첫 3관왕이된 임춘애의 금메달은 불모지에서 이룬 값진 쾌거이고 인간승리의 표본이기에 더욱 감동적이다.
27개국이 출전한 서울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1개 이상 획득한 나라는 12개국뿐이다. 15개국이 노금메달에 그쳤고 6개국은 한개의 동메달조차 따내지 못했다.
금5개로 5위를 마크한 인도는 「우샤」가 따낸 금3개로 7억인구의 체면을 세웠다.
다관왕에 못지 않게 연패의 기록을 수립한 스타들도 많다. 일본의 「무로후시」는 해머던지기에서 5연패의 위엄을 이루었다. 41세의 나이에도 그는 16년간이나 아시아의 정상을 지낸 철인이다.
한국의 최윤희는 배영1백·2백m에서 2관왕에 2연패의 신화를 창조했고 육상의 장재근은 2백m에서 역시 2연패를 이루었다. 같은 기본종목, 기록경기로서 값진 성과가 아닐수 없다.
이밖에 멀리뛰기의 김종일, 양궁의 김진호, 복싱의 문성길(밴텀급) 김동길 (라이트웰터급) 이해정(라이트미들급)도 2연패의 스타. 또 세부종목은 다르지만 사격의 박종길은 78년부터 연속3번의 대회에서 금메달을 안았다. <조이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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