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이 손잡고 "강강술래"|열엿새 「우정의 불」밝힌 성화가 꺼지던 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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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성화가 꺼졌다.
30억 아시아인의 「영원한 전진」을 밝혀주던 잠실벌의 성화가 불꽃을 접고 열엿새 우정의 큰잔치는 마침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강강술래 노랫가락이 잠실벌에 울려 퍼지는 가운데 27개국선수·임원들이 손을 맞잡고 한마당 군무로 어우러져 석별의 아쉬움을 나누는 운동장. 7만3전여관중들도 빨강 파랑 색전등을 혼들며 아쉬움을 함께 했고 대회의 성공을 경축하는 4천2백발의 폭죽이 밤하늘에 축복의 꽃눈처럼 쏟아져 내렸다. 「굿바이」
「88년 서울에서, 90년 북경에서 다시 만납시다.」
30억의 아시아가 다시한번 한마음으로 손을 맞잡고 영원한 전진을 다짐했다.
○…잠실벌에 어둠이 깔린하오7시 정각 에밀레 종소리가 은은하게 울리면서 페회식은 시작됐다.
페회식통고와 팡파르가 있은뒤 숙명·정신여고생 8백여명이 화려한 전통의상을 차려입고 등장, 휘방한 불빛아래 전통궁중무용인 『태평성대』한마당 춤으로 운동장을 수놓으며 대회에 참가한 모든 나라의 태평성대·국민들의 만수무강을 기원했다.
이어 제10회아시안게임 엠블렘을 든 l백50명 선수단을 선두로 각국선수들이 입장.
선두로 입장한 네팔 선수단은 남녀선수들이 국악에 맞춰 디스코춤을 추어 박수를 받았고 중공팀은 90년 북경아시안게임 마스코트인 팬더곰이 그려진 피킷과 북경의 영문 「B」자를 만리장성으로 형상화한 피킷을 들고 입장해 눈길.
○…선수들은 입장하면서 폐막식 공개행사에 참석해 민속춤공연을 펼쳤던 숙명 정신여고생들이 갖고 있던 꽃다발을 전해받아 흔들기도 했으나 한국팀의 김활철 강두태선수들은 이들 여고생들이 몰려와 오히려 꽃다발을 안겨줘 꽃다발에 묻히기도.
○…선수단이 입장하고 OCA기와 태극기, 그리고 다음 대회 개최국인 중공의 오성홍기가 게양된뒤 메인스타디움의 조명이 모두 꺼진 가운데 호돌이와 「송마오」(팬더곰)가 그라운드에 등장, 자기 소개를 하고 악수.
호돌이와 「송마오」는 각각 다음 대회준비를 하느라 무척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한뒤 『2년뒤 이곳에서 다시 만나요』(호돌이), 『4년뒤 북경에서 다시 만나요(송마오)』 하며 재회를 기약.
○…호돌이와 송마오가 퇴장하고 난 운동장엔 20여분동안 장구춤 기원춤 바라춤등 민속무용이 한꺼번에 펼쳐져 이들의 현란한 의상과 소도구, 멋진 춤사위가 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페회가 선언된 후 아리랑을 주제로 편곡된 음악이 6분간 연주되는 동안 잠실주경기장 조명이 차츰 어두워지며 군악대의 트럼핏 팡파르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대회기가 서서히 내려지고 성화가 꺼지며 잠실경기장은 암흑에 잠겼다.
이때 축포5발이 잠실벌 밤하늘을 수놓았고 「석별의 노래」가 낭송되어 페회식 분위기는 숙연.
○…이때 각국선수단이 자리잡은 그라운드 한가운데서 대형애드벌룬이 노란색바탕에 「1986 SEOUL」이라고 쓰인 현수막을 달고 승천했으며 어두컴컴한 경기장곳곳에서 10여개의 서치라이트가 애드벌룬이 사라질때까지 밤하늘을 수놓아 한때 장관.
○…대회기 태극기·중공기가 게양된뒤 석별의 아쉬움을 알리는 호돌이와 재회를 약속하는 「송마오」(팬더곰)가 상봉할때와 16일동안 잠실주경기장을 밝힌 성화가 점열할때 두차례에 걸쳐 운동장 전체 조명은 꺼지고 관중들이 흔드는 오색의 손전동만이 운동장을 수놓아 석별의 분위기를 돋웠다.
○…폐막식의 하이라이트는 무용단·선수·임원들이 한데어울린 강강술래.
국창 김소희씨등 국악인 5명이 선창하고 5백여명의 한양여고생들이 뒷노래를 메기면서 강강술래를 시작하자 각국의선수·임원들도 원무에 끼여들어 손에 손을 맞잡고 운동장을 단합의 원무로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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