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불법 비디오테이프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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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최근들어 불법 외화비디오테이프가 더욱 기승을 부리자 영화계에 비상이 걸렸다. 전국극장연합회(회장 이태원)는 26일 정오 긴급이사회를 소집하고 이 문제를 논의한 끝에 「비디오대책위원회」를 구성, 불법비디오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로 했다.
연합회는 앞으로 이 위원회의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불법비디오에 대한 단속과 근절대책을 당국에 적극적으로 요청하기로 하는, 한편 현재 레코드·카세트와 함께 음반법의 적용을 받고, 있는 비디오관계 법령을 따로 제정하도록 국회에 건의할 방침이다.
요즘 시중에서는 극장에서 최근 상영했거나 상영중인 영화는 물론 수입이 금지된 영화의 불법비디오까지 버젓이 판치고 있는 실정이다.
얼마전 영화사에 의해 수입이 추진되었다가 내용상의 문제로 수입금지 됐던 화제의 영화 『록키Ⅳ』 『신의 아그네스』『백 투 더 퓨처』등은 물론 요즘 전국극장에서 상영중인 영화 『부르타크』 와 『백야』 『립스틱』 등의 비디오테이프가 버젓이 나돌고 있다.
이처럼 많은 종류의 외화비디오테이프가 성행하는 것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영화업계는 그동안 이를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었으나 뾰족한 근절대책을 마련치 못하고 발만 동동 굴러왔다.
그러나 최근 합법적인 비디오회사인 한국미디어(대표 김종해)가 「관광호텔 방영용」 이란 명목으로 외화비디오 48편을 무더기로 수입을 추진하자 영화업계가 돌연 긴장, 수입중지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외화비디오문제가 다시 심각하게 대두되기 시작했다.
극장연합회는 최근 문공부와 한국공연윤리위원회에 낸 건의서에서 『한국미디어가 수입하려는 48편 가운데는 국내영화사가 극장용으로 수입추진중인 영화가 다수 포함되어있다』 고 지적하고 『이 영화들은 반입된 즉시 불법 복사돼 시중에 범람할 우려가 크다』 고 주장했다. <이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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