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 첫 금메달리스트 최명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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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26일 하오 과천의 서울승마경기장.
관악산을 바라보는 조용한 골까기에 요란한 환호가 터졌다. 승마에서의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을 축하하는 6천여 관중들은 홈코스에서의 우승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우승자는 한국의 최명진(30). 승마경력 13년의 최선수는 8개국 55명이 겨룬 이번 경기에서 사흘동안 줄곧 리드끝에 감점 57·40점으로 금메달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 마장마술에서 우승한 최선수이지만 국내에서 처음 열린 종합마술에는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서독「슈벨레」코치의 철저한 지도를 받아 꾸준히 정진, 꿈을 이루었다.
『제자신의 노력보다 뒷바라지 해주신 분들의 공로입니다. 또 저를 잘 따라준 말(고구려)이 고맙습니다.』
내성적이고 과묵한 최선수는 경기운영이 침착해 좀처럼 흔들릴줄 모른다. 「슈벨레」 코치의 평을 빌면 『적응력이 뛰어나고 집중력이 좋다』고.
최선수는 그동안 개인소유의 말이 없어 고심해 왔는데 후원자의 도움으로 말을 빌어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표팀 감독(신상민씨)이나 승마선수출신인 최선수 부친(최남선씨)못지 않게 이날의 승리를 기뻐한 것은 마주인 이숙현양. 바로 말의 영광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종합마술은 첫날 마장마술, 이틀째 크로스컨트리(야외기승), 사흘째 장애물비월경기로 나뉘며, 크로스컨트리는 통나무장애물을 뛰어넘고 물이 괸 도랑을 건너 경쟁을 한다.
최선수는 77년부터 대표선수로 뽑혀 마장마술에서는 독보적인 존재. 그동안 6개월간의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체력을 강화, 이번 3일간 8시간30분의 힘겨운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앞으로 국제무대에 나서 올림픽에 도전해보겠다고 의욕에 넘쳐있다.
한영고·전주대를 거쳐 현재 한국승마훈련원 조교. 1m73cm, 63kg의 체격으로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전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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