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 세계최강 중공벽 넘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체조에서 따낸 3개의 금메달은 아시아의 정상은 물론 세계정상의 도전도 가능해졌다는데서 큰 의미가 있다. 「하면 된다」는 신념의 결실이기도하다.
세계체조 강국인 중공과 일본은 같은 아시아존의 나라. 때문에 비슷한 체격조건을 가진 한국도 언젠가는 세계정상권으로 도약할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있었다. 다만 그 시기가 문제였다.
서울아시안게임에서 중공은 금12·은8·동5개를 따냈고 일본은 은1·동 5개에 그쳤다. 이에 비해 한국은 금3·은4·동6개라는 예상밖의 좋은 성적을 올리며 중공독주에 쐐기를 박았다. 먼 미래로만 보이던 그 가능성이 이제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중공의 독주에 제동을 걸만큼 엄청난 기량향상을 보인 한국은 세계체조무대에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었다. 이같은 기술향상의 부각은 앞으로 있을 국제대회에서 한국체조기량을 인정받게 되는 기폭제가 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심판의 주관적인 판단이 크게 좌우하는 체조는 국제대회에서의 지난 성적이 심판판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것이 사실. 중공과 일본이 세계강호로서 좋은 기록을 올리고 있는것도 이같은 후광 때문이다.
한국의 당초 목표는 금1·은5·동4개. 그러나 목표를 3백%이상이나 초과 달성했다. 한국은 홈팀이라는 유리한 입장과 함께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안정돼있어 제기량을 충분히 발휘할수가 있어 이같은 성적이 가능했다. 특히 일본인 코치 「고토·기요시」(후등청지·31)씨의 숨은 공도 빼놓을수 없다.
그는 국제무대에 인정받을수있고 어필할수 있는 득점위주의 연기를 집중적으로 지도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따낸 3개의 금메달로 중공의 기량에 접근했다고 생각하는것은 무리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세계체조의 4위인 일본에 압승을 거둔것은 가장 값지고 큰 수확이다. 김상국체조협회부회장도 『3개의 금메달보다는 일본을 눌렀다는것이 무엇보다도 큰 성과』라고 서슴없이 말했다.
비인기종목의 그늘에서 버림받아온 체조는 이제 메달박스로 육성하고 지원해야할 종목이다. <전이권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