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흑인 때문에 평균지적수준 낮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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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경=최철주 특파원】「나카소네」(중증근강홍) 일본 수상은 23일 하오 자민당 연수회에서 미국인의 지적수준에 언급, 『미국은 흑인이나 푸에르토리코인·멕시코인등이 있기 때문에 평균 지적수준이 매우 떨어지고 있다』는 등 인종적 모욕감을 주는 발언을 해 「후지오」 망언에 이어 새로운 물의를 일으키고있다.
23일 동경신문 보도에 따르면 「나카소네」 수상은 시즈오카(정강)현에서 열린 이 모임에서 강연을 통해 지난 7월의 중의원·참의원 선거에서의, 자민당 압승 요인을 분석하면서 일본인의 지적수준이 매우 높다고 강조한 끝에 미국인의 지적수준은 흑인 등 다른 인종 때문에 훨씬 낮다는 엉뚱한 발언을 했다.
그는 또 『공동체인 유럽과는 달리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한나라로서 떠받치고 있는 기둥이 되고있다』고 일본 우월 사상을 공공연히 주장했다.
「나카소네」수상은 이 연수회에서 그가 이끌고 있는 자민당이 국민들의 지지층을 소중히 여기면서 중도우파 또는 중도의 센터라인까지 잡았다고 말하고 『이것을 놓아줄 바보가 어디 있는가. 새로운 길로 나가자』고 역설, 그가 내걸고 있는 신 국가주의를 강력히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외국의 감정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나카소네」 수상의 이 같은 발언은 전전의 황국사관을 기초로 쓰여진 「일본을 지키는 국민회의」의 고교 역사책 『신편 일본사』나 대한 침략정책을 정당화시킨 「후지오」 전 문부상의 망언과 뿌리를 같이하는 일본 우월 사상을 표출시키고 있다.
미국 지적수준에 관한 동경신문의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일본 외무성은 뒤늦게 짧막한 성명을 통해 『언론들이 연설내용과는 전혀 무관한 수상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고 수상을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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