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의 금메달 돌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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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중공이 아시안게임 초반 기록경기에서 일으키는 금메달 돌풍을 바라보며 많은 사람들이 「예상을 넘는 강한 바람」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대부분의 우리국민들이 중공체육을 LA올림픽이후 약2년만에 대하는 것을 고러하면 참으로 눈부신 발전이라고도 할수 있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이런 결과가 나온것은 아니다. 중공은 84년 LA올림픽이후 1년반동안 각종 국제대회에서 59개종목에 걸쳐 모두 4백6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뿐만아니라 10억 중국인구중 3억명에 달하는 체육애호자들의 열렬한 지지속에 불과 13년후인 금세기 말에는 황색인종의 잔치인 아시안게임을 탈피해 세계속의 「체육강국」을 기필코 달성하겠다는 것이 중공의 목표다.
등소평의 개방정책과 현대화추진은 체육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마라톤 경기중 1등을 하기보다는 쓰러진 선수를 일으켜 주는 것이 훌륭한 것이라는 「우호제1, 시합제2」 라는 분위기가 사라진지 오래다.
그들은 10억인이라는 풍부한 인적자원을 기반으로 꿈나무를 선발해 집중훈련을 시키는 한편 「그 귀중한 외화」를 써가며 외국으로 전지훈련도 보내고 유능한 외국인코치를 초빙하는등 온갖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또 지난한햇동안만해도 공인운동회· 농민운동회·청년운동회및 소수민족운동회등 전국규모의 대규모 운동회를 개최, 우수선수를 발굴하고 분위기를 북돋웠다.
기자는 우리가 중공체육돌풍을 의외로 받아들이는 것은 중공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부족한 탓이라고 본다.
비단 체육뿐만이 아니다. 갖가지 분야에서도 우리의 중공연구가 미흡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홍콩의 중공백화점 (국화공사)에 들를 때마다 중공의 제품수준이 놀랄만큼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중공은 이제 추상적인 의미의 강국이 아니라 우리와 경합하고 보완될수있는 현실적인 존재로 성큼성큼 다가서고 있으나 우리는 이를 제대로 보고 있는가.
낙엽이 모두 진 뒤 가을이 깊어진것을 알면 이미 늦다.
짙은 초록의 나뭇잎이 색이 바래기 시작할 때부터 가을을 준비해야 한다.

<박병석 홍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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