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백일작전」적중|잇따라 개가올린 남녀 사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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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국사격의 요람인 태릉이 금광으로 각광을 모았다. 첫금메달을 목타게 기다리던 한국에 7개의 노다지 금메달을 안겨준 사격. 푸른동산으로 불리고 있는 태릉이 옐로 동산이 된것이다.
사격은 국내기록에서는 세계수준에 접근해있는 종목중의 하나. 그러나 국제대회에서는 번번이 자신의 기록도내지 못한채 하위권으로 밀려나 비난을 받았다.
이같은 부진을 씻기라도하듯 서울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팀에 무더기 금메달을 안겨줌으로써 2위달성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게됐다. 역대 아시안게임에서는 82년 뉴델리에서 금3, 은3, 동4개가 최고의 성적. 그러나 이틀동안 금7개를 획득해 홈에서 맹위를 떨쳤다.
이같은 무더기 금메달의 밑거름은 훌륭한 훈련 시설 및 종목에 따른 정책적 뒷받침이있었기 때문.
85년6월 서울올림픽에 대비해 88사격단 (단장 오형근 대령) 이 발족하면서 대대적인 훈련시설의 확충이 뒤따랐다.
작년l2월12일에는 태릉푸른숲속의 1천여평의 호텔식 4층의 남녀숙소가 완공됐다.
남자는 취호관 (취호관) ,여자는 심도관(심도관)으로 명명된 이숙소는 체력단련장과 정신수련장을 갖춘 전천후훈련시설을 구비하고 있으며 국민체육진흥기금 11억4천만원으로 마련된 것.
7천여만원으로 건립된 실내사격강은 냉·온방장치를 갖춘 최고의 시설.
한국사격 대표선수들은 이같은 홀륭한 시설에서 낮이나 밤이나, 비가 오나 눈이오나 혹독한 훈련을 쌓았으며 이같은 땀의 결정이 영광스러운 금메달로 열매를 맺게된 것이다.
대표선수들은 「백일작전」으로 갖가지 어려운 최악의 상황에 대처하는 훈련을 거듭해 왔다. 상오4시까지 잠을자지않고 수면부족상태에서의 사격, 제자리뛰기후 맥박이 높은 긴장상태에서의 사격, 물에 젖은 옷을 입고 불쾌지수가 높은 상태에서의 사격등이 백일작전을 통해 수없이 반복됐다.
선수들끼리의 경쟁을 유발시키기위해 가족들을 관중으로 동원해 기록사격대회를 벌이는등 온갖 훈련이 반복됐다.
이같은 혹독한 훈련을 주도한 것은 88사격단. 「사격에인생을, 조국에 영광을」이란 슬로건을 내건 명사수들은 금메달 명중을 향해 청춘을 불태웠다.
조용기목사· 안병욱·김형석교수등이 초빙교수로 나와 정신훈련을 해왔고 지난 3월에는 미국전지훈련으로 마지막 전력을 다졌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것뿐입니다. 오늘의 금메달은단지 시작일뿐입니다. 우리의목표는 88년 서울올림픽에서의 금메달입니다』
금메달을 목에 건 이들 영광스러운 얼굴들의 우승소감은 한결같이 2년후의 금메달고지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조이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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