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 또 흉기로 동급생 찔러…특단의 대책 마련 시급

중앙일보

입력

중학생이 흉기를 휘둘러 동급생을 다치게 하는 사건이 또 일어났다. 이 같은 범행이 최근 2주 동안 세 차례나 잇따르고 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어린 학생들에 의한 모방범죄 발생을 막기 위해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경기 평택경찰서는 6일 동급생을 흉기로 찔러 다치게 한 혐의로 평택시 모 중학교 3학년 A군(15)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군은 이날 오전 11시쯤 가지고 있던 문구용 칼을 휘둘러 동급생 B군(15)의 목과 머리 등에 상처를 입힌 혐의다. B군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고,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경찰은 B군이 A군을 복도로 불러낸 뒤 따귀를 때리자, A군이 주머니에 지니고 있던 문구용 칼을 꺼내 휘두른 것으로 보고 있다. 서로 싸운 이유 등에 대해서는 현재 조사 중이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동급생을 흉기로 찔러 다치게 한 혐의로 강원도 원주의 한 중학교 3학년 C군(15)이 구속됐다. C군은 같은달 26일 오전 10시50분쯤 자신이 다니는 중학교 3층 화장실에서 동급생인 D군(15)의 머리와 배 등을 흉기로 수 차례 찔러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D군은 위급한 상황을 넘겨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C군은 자신이 D군의 전 여자친구를 험담했다는 이유로 D군으로부터 수 차례 폭행을 당하자 흉기로 D군을 찌른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또 지난달 25일에는 경기도 양평에서 고교생 10여 명이 패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한 학생이 흉기를 휘둘러 3명이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행 동기는 여자친구를 욕했다는 이유였다.

 사정이 이렇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같은달 27일 ‘학교 폭력사태에 대해 깊은 책임을 느낀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이 교육감은 성명에서 “학교 교육을 통해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는 도덕적 공감능력을 가진 학생으로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성적 판단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학생들은 성인보다 모방범죄를 쉽게 저지르기 때문에 굉장히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단순히 학교폭력 예방 교육에 그칠 게 아니라 흉기로 사용될 수 있는 도구의 소지금지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평택=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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