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서 여대생·학부모까지 대상|진로강좌·적성검사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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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진로교육을 시작하는 시기가 크게 앞당겨지면서 그 내용과 형태도 매우 다양해지고있다. 국민학교때부터 일과 직업세계에 대한 관심을 갖게하기 위한 창작동화, 초·중·고생뿐 아니라 취학전 유아들에게까지 번지고있는 적성검사, 여성단체들이 여고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진로강좌나 여대생을 위한 사회참여훈련, 부모들에게 자녀의 진로문제를 폭넓게 생각해보게하는 부모교육 프로그램….
80년대 전까지만해도 고등학교에서 이른바 「비진학생」을 위한 취업반을 형식적으로나마 운영하고 지원학교및 학과선택을 위해 진학상담을 해주는 정도이던것에 비하면 최근 몇해 사이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나고있는 셈이다.
어린이들이 창작동화를 읽으면서 자신의 적성및 소질을 가꿀수 있도록 한국교육개발원이 개발한 진로교육용 읽기 자료를 올 봄학기부터 활용하고있는 학교는 서울 공연국민학교를 비롯한 전국의 14개초등학교. 공연국교 치재덕교장은 『5, 6학년이 되어도 자기 부모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어린이가 흔한 실정에서 일의 중요성이나 자신의 진로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게하는 교육자료가 생겨서 정말 반갑다』고 말한다.
자녀의 소질이나 적성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고조되면서 사회단체나 연구소및 사설기관들이 실시하는 흥미·적성검사도 대중화 추세에 있다.
방학때마다 이 검사를 실시하는 서울YMCA나 YWCA에는 1천여명의 초·증·고생들이 몰리는가 하면 일부 백화접들도 적성검사코너를 마련하고 유아대상의 적성검사실시기관도 계속늘고있다.
여고생들에게 「일과 직업」「대학과 진로선택」등의 강의와 함께 전문직 여성들의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주는 전문직업여성클럽한국연맹의 진로강좌도 나날이 인기.
고학력여성의 사회진출을 돕기위해 84년부터 한국여성개발원이 시작한 사회참여훈련도 일종의 진로교육프로그램이다. 여대생들에게 생애설계, 직강선배와의 대화, 기업체나 사회단체방문및 실무실습등의기회를 주어 보다 적극적으로 취업준비를 하도록하는 것으로 올해부터는 대한 YWCA연합회등 여성단체들도 이를 실시하고있다.
한편 부모대상의 진로교육프로그램도 올들어 부쩍 늘었다. 이미 중학생과 재수생부모 대상의 진로교육강좌를 실시한 서울YMCA는 대학입시를 앞두고 8일부터(1개월간 매주 월요일) 또다시 진로강좌를 연다.
이와함께 오는11월까지 「자녀진로상당실」을 개설. 서울YWCA도 9일과 24일에 학부모를 위한 진로강좌를 실시한다.
『유치원 과정에서부터 퇴직자 대상의 진로교육에 이르기까지 생애교육을 펴고있는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 미흡하지만 우리사회에서도 진로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것은 일단 반가운 현상』 이라는 한국교육개발원 장석민박사. 진로교육이란 빠를수록 좋은것이지만 고3들이 입시직전에야 더욱 갈팡질팡하는 「진로사고」를 내지 않도록 이제부터라도 차분히 인생의 진로를 생각해보게 할것을 권한다.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라면 ①흥미와 소질및 적성 ②학과 ③대학의 순서로 결정하는 것이야말로 후회나 노력의 낭비를 줄일수 있는 현명한 「교육소비자」의 태도라고 장박사는 거듭 강조한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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