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탁구공 추첨 추억 속으로…올해부터 인터넷 선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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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3세 자녀를 둔 직장인 김모(38·서울 서대문구)씨는 지난해 말 일주일 동안 두 번 반차를 냈다. 유치원 추첨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첫날 김씨는 A유치원에서 탁구공 추첨을 했지만 떨어졌다. 이튿날도 아침 일찍 B유치원에서 추첨을 기다려야 했다. 지난해 서울 공립 유치원 경쟁률은 최고 10대 1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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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서울·세종·충북에서는 학부모들이 유치원 원서 접수나 추첨을 위해 직접 찾아가야 하는 불편이 줄어든다. 유치원 원서 접수부터 선발·등록까지 인터넷으로 원스톱 처리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이들 지역의 국공립 유치원과 희망하는 사립 유치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입학관리시스템 ‘처음학교로(go-firstschool.go.kr, 현재 미개통)’를 시범 운영한다고 3일 밝혔다. 학부모는 모집시기에 이를 통해 공통원서를 한 번만 작성하면 된다. 최대 3개 유치원까지 지원할 수 있다. 다만 시스템에 포함되지 않는 사립 유치원은 지금처럼 직접 방문해야 한다. 올해부터는 특수교육 대상, 저소득층, 다문화·다자녀 가구의 자녀 등을 우선 선발하고 남은 인원을 일반 전형으로 뽑는다.

교육부 서울·세종·충북서 시범운영
공통원서 한 번 쓰면 3곳 지원 가능
원아 접수·추첨·등록 원스톱 처리

학부모 조모(40 )씨는 “온라인으로 추첨하면 ‘백’이 있는 원아가 선발되는 게 아니냐”며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 개인정보가 암호화돼 공정성이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일부 사립 유치원은 온라인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을 예정이다. 한 사립 유치원장은 “모든 유치원이 전산 접수를 하 면 경쟁률이 공개돼 유치원이 서열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유치원은 가까운 지역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 서열화 가능성은 없다”고 답했다. 교육부는 시범 운영 후 전국으로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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