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빚에 웃고 엔화엔 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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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달러 빚을 끌어다 쓴 기업들은 재미를 본 대신 엔화로 빌어다 쓴 기업들은 환 차손을 많이 보았다.
엔화강세와 달러화 약세로 달러 빚을 지고 있는 기업은 환율이 떨어져 환 차익을 본 반면 엔화부채를 지고있는 기업은 환율이 올라 환 차손 규모가 엄청나게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순 외환 차 손익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기업가운데 삼성전자·금성사·유공 등이 플러스로 돌아서 환차익을 많이 보았고 대림산업은 환차익 규모가 더욱 커져 짭짤한 재미를 보았다.
그런가하면 엔화 빚이 많은 대한항공·기아산업·럭키·아남산업 등은 순 외환 차손의 규모가 더욱 커졌다.
2일 증권업계가 2백8개 12월말 결산법인들의 올 상반기 영업실적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이 들 기업들의 순 외환 차손(환차손에서 환 차익을 뺀 금액)은 작년동기의 1천2백77억원보다 4백25억 원이나 줄어든 8백52억원이었다.
기업들이 빌어쓴 돈 중 달러표시 빚이 많아 이만큼의 환 차익을 본 것이다.
주요기업들의 영업외 비용 중 환차손·환차익 내용을 보면 작년상반기보다 오히려 외환 차손 규모가 커진 대한항공의 경우 환 차익은 31억원에서 45억원으로는 대신 환 차손은 2백15억원에서 3백31억원으로 무려 1백16억원이나 늘어 그 차액에 따른 손해가 매우 컸다.
또 기아산업도 환 차익은 6천만원 증가한 반면 환 차손은 55억여원이나 돼 환율변동으로 기업수지가 크게 악화됐다.
반면 대림산업은 달러부채가 많아 작년 같은 기간보다 86억 원의 환 차익을 더 보아 순 외환차익규모가 15억2천만원에서 48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삼성전자는 작년동기보다 52억원의 차익이, 금성사는 35억5천만 원의 차익이 각각 생겼고 유공은 무려 3백64억여원의 차익을 기록했다.
이밖에 삼성반도체 통신·현대자동차 등도 달러화 약세 덕을 상당히 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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