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김태우, 신한동해오픈 1타 차 준우승 '신인상 찜'

중앙일보

입력

국가대표 출신의 신인 김태우(23)가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리고 있다.

김태우는 2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장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투어 겸 아시안투어 신한동해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외국 선수들 사이에서 고군분투했다. 단독 2위로 출발한 김태우는 버디 4개를 뽑았지만 보기 2개와 더블 보기 1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해 최종 14언더파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우승은 15언더파의 가간짓 블라(28·인도)가 차지했다. 블라는 3년 만에 아시안 투어 6승째를 챙겼다.

국가대표 출신에다 훈훈한 외모를 지닌 김태우는 이번 대회에서 견고한 샷을 뽐내며 차세대 스타 후보로 떠올랐다. 우승은 놓쳤지만 최종 라운드에서도 변함없이 정교한 샷을 보여줬다. 3라운드까지 그린 적중률 75.93%로 고감도 샷감을 뽐냈고, 이날도 정확한 아이언 샷으로 선두 경쟁을 벌여나갔다.

9번 홀(파4)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선두와 1타 차 상황에서 김태우의 티샷이 당겨져 아웃오브바운즈(OB)가 났다. 결국 김태우는 4온2퍼트로 치명적인 더블 보기를 기록했다. 순식간에 선두와 격차가 3타까지 벌어졌다. 티티푼 츄아프라콩(태국)이 중반까지 선두를 지켰다. 하지만 불라가 12~15번 홀 3연속 버디를 낚으며 17언더파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김태우는 13, 14번 홀에서 세컨드 샷을 핀 1m 옆에 붙이는 등 연속 버디로 다시 추격을 시작했다. 불라가 16, 17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적으며 흔들렸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김태우는 16번 홀(파4)에서 2.5m 파 퍼트를 놓치면서 우승 기회를 놓쳤다.

그럼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김태우는 마지막 18번 홀에서 그린 밖 짧은 러프에서 10m 이상 거리의 버디 퍼트를 집어 넣으며 빗속에서도 끝까지 자리를 지켰던 갤러리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김태우는 KPGA 투어 역사상 처음으로 ‘예선 통과자 우승’에 도전했다. 아쉽게 1타 차로 연장전에 접어들지 못했지만 김태우의 이름 석 자를 골프팬들에게 각인시켰다.

올해 KPGA 투어에 데뷔한 김태우는 이번 대회에서 최고 성적을 거뒀다. 종전까지 KPGA 선수권 9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또 김태우는 준우승으로 신인왕 포인트 160점을 더해 293점으로 115점의 전윤철을 따돌리고 신인상 수상이 유력해졌다.

김태우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정말 우승하고 싶었는데 못해서 아쉬운 마음은 있다"며 "이번 대회 통해 부족한 점 보완해서 올 시즌 안에 꼭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4년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던 그는 "기대했던 만큼 실망감도 컸는데 이수민, 이창우 선수와 마찬가지로 대표팀 탈락을 계기로 더욱 마음을 잡고 준비하는 계기가 됐다"고 털어놓았다. 훈남 외모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부분에 대해선 "이전까진 그렇게 생각 안 했는데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며 쑥스러워했다.

청각 장애를 앓았던 이승만이 11언더파 7위에 올랐고, ‘어린왕자’ 송영한이 이창우와 함께 9언더파 공동 9위를 차지했다. 대회 2연패를 겨냥했던 안병훈은 4타를 잃어 7언더파 공동 15위에 머물렀다. 뉴질랜드 동포 대니 리는 8언더파 14위다.

인천=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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