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유상 딸 「마이·야마니」 영지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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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이혼을 당하기보다는 남편이 후처를 얻게 하는 편이 낫습니다.』 이는「야마니」사우디아라비아석유상의 딸이며 인류학박사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가장 현대적인 여성의 한사람으로 손꼽히는 「마이·야마니」여사(30)가 최근 더타임즈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견해.
「베일 속의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이라는 제하의 이기사는 「야마니」여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오늘의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상을 잘 그려주고 있다.
이 기사에 의하면 아랍에서 가장 보수성이 강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들은 엄격한 전통의 굴레 속에서 살고 있는데 88%가 문맹이며 평균7·3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는 것.
13세부터 법적으로 결혼 가능한 사우디아라비아여성들은 남편이 『당신과 이혼하겠다』는 말을 3번하면 잔소리 없이 이혼을 당해야하고 남성의 중혼이 성행하는데도 여성의 간통은 죽음으로 다스려져야한다는 사회적 관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5년전 아버지가 정해준 남자와 결혼해 두 딸을 둔「야마니」여사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대학교수로 재직중이다.
이혼을 용인될 수 없는 최악의 행위라 말하는 그녀는 부부관계가 원만치 않고, 여자가 아이를 못 낳거나 남편이 다른 여자에게 빠져있을지라도 이혼하기보다는 후처를 얻게 하는 것이 좋다는 대답을 서슴지 않는다.
「야마니」여사의 이같은 생각이 일반 사우디아라비아여성에겐 더욱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지만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는 서구문화의 침투 없이 자국을 현대화시키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현대화와 함께 외부문화권으로부터 들어오는 여성인력을 막기 위해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결혼전 신랑감의 얼굴을 볼 수 없고 은행을 출입할 수 없었던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에게 부쩍 취업의 기회가 주어지기 시작한 것.
현재 전 노동인구의 5%만이 여성이지만 내일의 여성인력확충에 대비하기 위한 여성교육도 급격히 증가해 여아들의 국교교육은 1960년도에 비해 6·5배가 늘어났다.<고혜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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