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은」 여자 농구 충격의 연패|소 세계선수권 불가리아에 져 하위권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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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한국 여자농구가 세계 무대 하위권으로 전락,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앞두고 강화 대책이 시급하다..
한국여자대표팀은 13일 소련 민스크에서 벌어진 제10회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 A조 예선 4차전에서 불가리아에 74-63으로 대패, 1승 3패로 9-12권으로 떨어졌다.
한국은 소련과의 마지막 경기를 남겨놓고 있으나 승산이 희박, 당초 목표였던 4강 진입은 커녕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위기에 놓여 있다.
한국은 64년 제4회 세계선수권대회에 첫 출전한 이래 준우승 2번을 차지하고 71, 83년에는 4위를 차지했었다.
또한 2년전 LA올림픽에서 은메달읕 획득, 크게 기세를 떨쳤었다.
이처럼 상승세에 있던 여자농구가 불과 2년여만에 갑자기 퇴조한 것은 우선 대들보 센터 박찬숙의 은퇴로 생긴 공백을 메우지 못한데다 명가드 박양계와 슈터 최애영도 퇴진, 전열에 차질이 생긴 때문.
게다가 새 대표팀의 주전 센터인 성정아는 무릎 부상의 악화로 이번 대회 들어 불가리아전에서 처음 기용됐으며 주장겸 게임 리더인 김화순이 현지 연습중 부상, 처음 2게임에 뛰지 못함으로써 최악의 조건에서 싸워야했다.
그러나 이러한 자체 전력의 약화외에 LA올림픽에 불참했던 소련등 동구권의 정보에 캄캄한 채 4강을 겨냥한 것도 작전의 실수였다. 쿠바를 포함한 공산권의 여자농구 수준은 더욱 향상되어 이들의 높은 벽을 실감케했다.
이번 결과에 대해 농구인들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불가피한 결과다. 현 대표팀이 최악의 상태에 있으므로 어차피 88년을 위해 새출발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전 대표팀 감독 신동파(태평양 화학)씨는 『박찬숙·박양계등 노련한 선수들이 한꺼번에 빠진 공백이 너무 컸다. 센터 부재를 외곽슛만으로 만회하려는 데는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1대1 수비를 뚫을 수 있는 개인기 개발이 시급하다』고 대책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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