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는 중국과 교류 활발했다|서울 석촌 고분서 동진시대 유물 출토의 의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서울 잠실 몽촌토성 일대에 도성을 가지고 있던 초기 백제는 중국 동진과 바다를 건너 활발한 교류를 벌였음이 확인되고 있다.
서울 강동구 석촌동 3호분 동쪽 고분군을 발굴하고 있는 서울대박물관 발굴팀(단장 김원룡)은 이 고분군에서 중국 동진시대의 네귀를 가진 청자를 발견했다.
발굴팀이 부서진 조각을 복원한 이 청자는 오랜 세월동안 땅속에 있으면서 색이 바랬으나 배부분에 푸른 빛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발굴단은 이 청자의 형태·재질·유약등으로 보아 동진시대의 것임을 확인했다. 이 청자와 비슷한 동진 청자는 천안·원주등지에서도 이미 발견되고 있던 것이다.
이 청자의 확인으로 알 수 있는 것은 한강을 중심으로 한 한성 백제가 남으로 천안, 동으로 원주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에서 큰 힘을 가지고 존재했으며 중국과의 교역을 활발히 했다는 것이다.
공주로 옮기기전(475년)의 백제는 5백년 가까이 지금의 서울 근교에 도읍을 정했으며 광주 춘궁리·광주 경안리등에도 도성이 있었다는 설이 있으나 출토품이 나오지 않아 확인되지 않고 있다. 몽촌토성은그 규모에 있어서나 출토품으로 보아 초기 백제의 도성임이 거의 확인되고 있고 이번 석촌동 발굴은 그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발굴단은 석촌동고분 일대가 몽촌토성을 도성으로 했던 사람들의 무덤군이라고 보고 있다.
석촌동의 3호분은 고구려의 왕릉에 비해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 규모다. 김원룡씨는 『이 적석총이 372년에 죽은 근초고왕의 무덤이라는 심증이 더윽 굳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출토품중에서 곡옥을 마무리하는 작업을 하는 기구로 보이는 옥연석은 이번 발굴에서 가강 돋보이는 출토품이다.
4개의 흠이 파져있는 이 연석은 백제에서 곡옥을 다루는 솜씨가 뛰어났음을 보여주고 있다.
발견 유물중에는 금제 귀걸이도 나왔는데 발굴단은 이것이 왕관에 부착된 것이었다기보다는 귀족층의 부장품이라고 보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