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징계 않으면 86선수권 불참"|4개 프로 축구단, 협회에 통고 파국자초하는 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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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프로축구단 경영자들이 스스로 프로축구의 파국을 유도하고 있으며 대한축구협회는 프로축구에 관한 행정적 기능을 상실한채 표류하고있다.
유공·럭키금성·대우·포철등 4개 프로축구단은 5일 현대팀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요구하면서 『납득할 만한 조치가 없으면 오는 24일 속개되는 86프로선수권대회를 보이코트한다』고 축구협회에 통고, 협회와 프로구단들간의 심각한 갈등이 다시 표면화되었다.
이들 4개 구단들은 지난6월8일 원주경기에서 현대팀이 포철과의 대전때 심판판정(페널티킥선언)에 불복, 기권한 불상사에 대해 협회가 벌금1백만원의 가벼운 징계를 내리는데 그치자 뒤늦게 지난7월8일 대회보이코트를 결의했으며 약 한달만에 이를 재확인한 것이다.
협회는 5개뿐인 프로축구계의 현실에서 1개팀을 관계규정에 맹종, 실격처리할 경우 프로선수권대회자체에 미칠 심각한 타격을 감안, 부득이 경징계를 했다고 해명하면서 지난7월8일 프로축구구단협회에 통보했다.
그동안 프로구단들은 이에 승복하는듯 했으나 돌연 지난3일 단장회의를 열고 다시 강경자세로 급선회했다.
소속 기업의 이사들로서 구단운영을 맡고있는 프로축구단장들은 협회의 징계조치불가피성을 이해하면서도 종합전적에서 상위에 오를 것이 틀림없는 현대팀의 이익을 감수할 수는 없다고 버티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선 축구인들은 「작은 갈등」을 가지고 『대회를 보이코트한다』 『팀해체도 불사한다』는 식으로 문제를 확대하는 프로구단장들의 자세를 비판하는 한편, 진통을 거듭하는 프로축구계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함으로써 구단들의 감정적 반발을 자초하는 최순영 회장등 축구협회 집행부의 불성실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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