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대비 너무 소홀했다|배전·소방시설·진화지연 등 문제점 투성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제구실을 못한 소방시설과 신고및 출동지연, 미처 시설이 끝나지 않은 배전시설을 작동시킨 한순간의 부주의가 엄청난 화마를 불렀다.
오는 15일 개관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를 벌이고 있는 본관건물 천장에는 1백10볼트용의 간접조명등과 2백20볼트용 수은등등 2백40개의 전등이 설치돼 있었다.
그러나 본관의 인입선공사가 채 끝나지 않아 본관에 들어오는 전류는 2백20볼트여서 간접조명등을 켤 경우 감압조정기(트랜서)를 설치한 뒤 간접조명등을 사용해야 하는데도 미처 트랜서가 설치돼있지 않은 상태에서 전공 김씨가 이 사실을 모른채 2백20볼트짜리 스위치를 올리는 바람에 과전압현상이 일어 합선이 돼 화재를 불렀다.
1백10볼트용 전선에 2백20볼트 전류가 흘러든 것.
이와 함께 5층 본관건물의 층마다 1개씩 설치돼 있는 소화전의 수압이 낮아 초기진화에 실패한 것도 문제.
청원경찰 김범찬 씨등 3명이 천장의 불을 보고 4층으로 올라가 소화전의 호스를 꺼내 불길을 잡으려 했으나 물길이 천장까지 미치지 않은 것.
김씨는 『호스를 꺼내 물을 틀자 물줄기가 30cm가량 밖에 나가지 않았다』면서 소화전만 제대로 작동했어도 충분히 불길을 잡을 수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불길을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불길은 점차 번졌고 이 바람에 신고만 늦어져 경비조장 조오복씨가 전화로 화재신고를 한 것은 발화 26분만인 하오 10시16분.
신고를 받은 천안소방서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한 것은 그 20분후였다.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했을때 불길은 이미 천장 전체로 번졌으며 고가사다리차 마저 높이가 20cm정에 불과해 천장의 불길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