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실 가기가 무섭다|심야 여학생 납치폭행·주객행패 "공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독서실 가기가 무섭다. 한발 나서면 카페, 두집 건너 디스코클럽이고 더러는 안마시술소 등의 각종 향락퇴폐업소가 줄지어 들어선 복합빌딩에 독서실이 자리잡아 학생들이 비행·탈선의 유혹에 시달리고 있다.
늦은밤 귀가길 여학생이 탈선10대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고 10대여회사원이 강제추행까지 당하는 위태로운 환경속의 동네공부방 독서실.
주택가 주변에 이같은 유해환경 독서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지난해3월 개정된 사설강습소법시행령과 학교보건법시행령이 유해업소로부터 6m이내 건물이나 연건평 1천평 이상의 복합건물일 경우 같은 층에선 20m이내, 층이 다를 경우 바로 위층과 아래층을 제외한 곳에 시설만 갖추면 모두 허가를 내주기 때문.
특히 유흥업소가 몰려있는 강남영동지역에 지난해보다 1백20개의 독서실이 더 늘어났으며 독서실주변에 비행청소년들이 들끓어 여름방학철 자녀들을 독서실에 보내는 부모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비행=11일 상오6시40분쫌 서울대치동 W독서실에서 잠이 들었던 박모양(19·회사원)은 이 독서실 운전사박모씨(24)가 껴안고 강제로 입맞춤을 하려는 바람에 엉겁결에 박씨의 혀를 깨물어 박씨의 혀는 2cm가량이 잘려나가 강제추행은 미수에 그쳤으나 독서실주변은 이처럼 탈선·비행의 유혹지대.
대치동 D파출소 K순경(32)은 『독서실 등서 밤늦게 귀가하는 학생을 상대로 불량청소년들의 금품갈취사건이 빈번하나 『부모나 경찰에 알리면 죽이겠다』는 협박에 신고조차 안해 사건해결에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실태=서울시교위 집계에 따르면 6월말현재 서울시내 독서실은 1천4백20개소(강북6백59·강남7백61)에 12만7천석.
강남지역의 경우 지난해 6월에 비해 1백20개소가 늘어났다.
강북지역은 수도권 경비계획법에 따라 84년10월이후 인가에 제동이 걸린 반면 강남지역은 시설기준에 법적하자가 없으면 허가를 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대책=한국 독서교육협의회 강남지부장 배규수씨는 『계속되는 인가남발이 장소를 가리지 않는 독서실난립과 무분별한 회원모집, 철야영업 등 탈선 및 비교육적 환경방치현상을 빚고있다』며 『이제 법령을 고쳐서라도 독서실 난립을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