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연구』 제4집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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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국사회연구』 제4집이 나왔다. 진석용교수(대전대·정치학)는 여기서 38선 획정에 대한 기왕의 학설을 오늘의 시각에서 재검토했다.
그는 「38선은 누가 그었는가」에서『「스탈린」과의 협상에 자신을 가지고 있던 「루스벨트」의 신탁통치구상으로부터 소련을 불신한 「트루먼」의 도박에 이르기까지 미국은 한반도가 소련의 영향권아래 놓일것을 계속해서 경계해왔다』면서 『그러나 그들의 대소경계는 막판의 도박이 실패함에 따라 한반도 「전체」로부터 「절반」으로 후퇴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즉 일본이 포츠담선언 수락을 최종결정한 45년8월9일밤의 어전회의가 히로시마에 원폭이 투하된 8월6일에 이뤄겼다면 소련은 참전의 기회를 잃어 한반도 분할의 비극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고, 8월9일의 심야회의에서 초토결전의 강경론이 득세했더라면 소련군의 기감부대는 한반도에 남하하고 미국이 인명피해를 두려워해상륙작전을 지연시키는 동안 일본의 남쿠릴 (남봉태)·홋카이도(배해도)·오우(오우·혼슈동북부지방)까지 진출, 일본이 미국과 소련에 의해 분할됐을 것이다.
결국 8월9일밤 일본천황의 결단은 일본을 이 운명으로부터 건졌지만 한국이 일본을 대신해 분단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번 『한국사회연구』엔 특집으로 「한국의 노동시장 연구」와 연속기획 「1945년 이후사의 조명」(송건호·제3회)외에 박현채씨(경제평론가)의 「민족경제와 국민경제」등을 싣고 있다.

<한길사·4백76쪽·4천5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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