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과 「정보」가려 진실을 전달|미 칼럼니스트 「잭·앤더슨」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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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언론은 다른 자유를 지키는 보루입니다. 언론의 자유가 없다면 모든 다른 자유가 보호받는다고 말할 수가 없지요』
6년만에 내한한 미국의 저명한 칼럼니스트 「잭·앤더슨」씨(63)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한 많은 장치 중에서도 언론의 자유가 으뜸이라고 강조했다.
72년 인도와 파키스탄간에 분쟁이 한창일 때 「닉슨」행정부의 파키스탄 편애 지원작전을 신랄하게 파헤침으로써 그해 퓰리처상을 받았던 그는 워싱턴 시에 세계 각 국 언론사에 자신의 칼럼을 산매하는 「잭앤더슨 엔터프라이즈사」를 운영하고 있다.
-당신은 폭로기자로 유명한데 취재과정이나 폭로기사를 보도하는데 있어 어려움은 없는지.
▲정부기관의 끊임없는 감시 속에서 활동해야하는 게 가장 큰 고충이다. 그러나 나의 칼럼을 읽는 수억 독자들의 무언의 지원에 크게 용기를 얻고 있다.
-주로 어디서 그렇게 많은 정보를 얻고있는가.
▲일반 기자들은 정책입안자들이나 책임자들로부터 기사를 취재하지만 나의 경우 백악관이나 정보기관으로부터 비밀문서를 입수, 분석한다.
일반적으로 당국은 자신들에 유리한 사항만을 발표하고 있다. 나는 이들 「선전」과 진정한 「정보」와의 차이를 규명,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정부관리나 정보기관과의 마찰도 많을 텐데.
▲물론이다. 미 CIA(중앙정보국)나 FBI(연방수사국)측으로부터 감시를 받고 있다. CIA는 무선장비를 갖춘 18대의 차량을 동원, 나의 일상대화까지 도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련 및 동구권의 정보를 얻기 위해 그 지역에 정보원을 두고 있다는데.
▲그곳에서의 나의 가장 중요한 정보원은 CIA다. 물론 개인적인 정보망도 있긴 하지만 여러 방면에서 전자가 보다 훌륭한 정보원이 되고있다.
-폭로기사 중 가장 기억할만한 것은.
▲70년도 초반 CIA와 마피아단이 공모, 쿠바의 「카스트로」를 암살하려는 기도가 있었다. 이를 보도한 것이 아직 머리에 생생하게 남는다.
-지난 6월초 미 워싱턴포스트지의 「브래들리」총 국장은 「신문의 국가안보관」을 동지를 통해 피력한바 있다. 당국은 이따금 언론에 대해 적대적인 자세를 취하기도 하는데 국민의 알 권리와 국가안보에 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모든 일과 사물에는 양면성이 있다. 단순한 차량충돌 사고 때도 각자는 자신의 입장을 내세워 주장을 편다.
이처럼 어떤 문제를 놓고 정부측과 언론간에는 각자 다른 견해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정부측이 항상 옳은 일만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언론은 정부와는 다른 측면에서 사회에 봉사하는 기관이다.
-당신이 경영하는 희사의 규모는
▲10여명의 취재기자, 그리고 TV프러듀서·기능원 및 관리직을 합쳐 「수십명」이 나와 함께 일하고 있다. 내 칼럼은 미국 내 7백여 언론사,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 국의 2백여 신문에서 전재하고 있다.
-요즘 「레이건」미대통령의 인기가 대단하다는데 그 이유는.
▲「레이건」대통령은 정직하고 포용력이 있으며 성실한 인물이라고 생각된다. 게다가 최선을 다해 자신의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바로 이점이 그의 인기를 유지시키는 요소인 것 같다. 미 국민들은 「레이건」취임 후 월남전·워터게이트사건 등과 같은 과거의 악몽을 떨쳐버리고 자부심을 되찾고 있다. 국민들에게 자부심과 자신감을 불어 넣어준 것도 그의 인기를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최근 북한이 중·소 줄다리기 외교에서 소련 측으로 보다 기운 것으로 보이는데.
▲한마디로 북한은 아시아대륙에서 보다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애쓰는 소·중공간의 세력다툼에 이용당하고 있다. 내가 가진 정보로는 북한은 이미 소련의 「저당물」이 된 것으로 안다. <정봉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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