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안락사하겠다고 밝힌 선수의 은메달…"너무 행복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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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리우 패럴림픽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뒤 안락사할 계획이라고 밝힌 벨기에 휠체어 스프린트 선수 마리케 베르보트(Marieke Vervoort·여)가 11일 400m경기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 37세인 베르보트는 20년 전부터 난치성 척추 질환을 앓아왔다. 지난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메트로는 ‘휠체어 스프린트 챔피언인 베르보트가 패럴림픽이 끝나면 안락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베르보트는 지난 2012년 런던 패럴림픽에서 100m 금메달과 200m 은메달을 차지하며 휠체어 스프린트 부문 챔피언에 올랐다.

그녀는 메트로와의 인터뷰에서 “리우 패럴림픽이 끝나는 대로 안락사 준비에 들어갈 것”이라며 “난치성 척추 질환을 앓고 있어 매일 밤 다른 사람은 상상할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안락사였고 내게 유일한 희망”이라고 했다.

앞서 그는 프랑스 르 파리지엥과의 인터뷰에서도 “특히 잠 잘 때 통증이 끔찍하다”며 “잠을 10분밖에 못 잔 날도 있다”고 밝혔다.

벨기에는 안락사가 법적으로 허용돼 있다. 그는 이미 장례식 준비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베르보트는 “마지막 패럴림픽에서 메달을 따서 너무 행복하다. 내가 여기 있고 여기서 뛸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놀랍다”고 말했다.

한편, 베르보트 선수는  18일(한국시간) 100m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진우 기자
[사진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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