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추석 전 마지막 임금협상 합의 실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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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0일 울산 태화강 둔치에서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노조 등 금속노조원 1만여 명이 모인 집회에서 전국노동조합총연맹의 한 회원이 플래카드를 걸고 1인시위를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사가 추석 전 마지막 교섭에 실패했다.

현대차 노사는 7일 오후 울산공장 본관에서 23차 임금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지난달 24일 20차 본교섭에서 도출한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된 이후 3번째 교섭이었다.

이날 합의안이 마련됐다면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추석 직전에 임금협상 타결 조인식을 가질 수 있었다. 노조 측은 추석 전 타결을 위해 사측의 결단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이날 추가 제시안을 내놓지 않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생산현장 임직원의 과도한 기대수준 등 임금성 안건을 추가 제시하기에 여건이 형성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섭은 추석 연휴가 끝나는 19일 이후 재개될 예정이다. 그러나 1차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이후 노조의 임금성 요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절충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교섭이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임혐 과정에서 16차례 파업을 벌여 8만3600대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사측이 추산한 손실액은 1조8500여억원에 이른다.

노사는 지난달 24일 임금협상에서 임금 5만8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33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주식 10주를 각각 지급하기로 잠정 합의한 적이 있다. 사측은 교섭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임금피크제 확대 요구안을 철회했다.

한편 한국GM이 임협 잠정합의를 도출하는 데 성공함에 따라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임협을 완료하지 못한 곳은 현대ㆍ기아차뿐이다. 쌍용차와 르노삼성은 무분규로 임협을 타결했다. 기아차는 통상적으로 현대차의 임협이 마무리된 뒤에 합의하는 수순으로 밟아왔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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