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부실급식 파동 이어 고교도 불량급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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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초등학교 부실급식 파동으로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던 대전지역에서 이번엔 고등학교 불량급식 문제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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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D고교에서 지난달 16일과 19일, 31일 세 차례 이물질이 섞인 급식이 나왔다. D고의 한 학생은 지난 2일 인터넷에 ‘모 고교 급식실태’라는 글을 올리면서 이물질을 공개했다. 플라스틱 묶음 줄(왼쪽)과 식판 가운데 붉은 천조각이 보인다. 학교 측은 사과문을 발표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사진 인터넷 캡처]

5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대전지역 D고의 한 학생은 지난 2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모 고등학교 급식실태’라는 글을 올렸다. 학생은 글에서 “우리 학교 급식에서 진짜 별게 다 아온다. 머리카락, 천쪼가리, 케이블타이(플라스틱 묶음 줄), 신문지 등이 나왔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이 학생은 “학생들이 항의하자 교장 선생님이 반장과 부반장을 불러서 다 커버했다(문제를 무마시켰다)”며 “문제가 심각한데 학생들은 생기부(학생생활기록부) 때문에 아무 말 못하고 먹고 있다. 전교생이 다 그럴 것 같다”고 밝혔다.

문제가 불거지자 학교 측은 홈페이지에 ‘급식관련 사과문’을 올리고 대책마련을 약속했다. 불량급식은 지난달 16일과 19일, 31일 세 차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인터넷에 사진이 공개되기 전 급식에 이물질이 들어간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구성원들에게 이를 알렸다”며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급식 관련 설문 조사를 실시, 내용을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불량급식을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 D고교 교장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대화하는 과정에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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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D고교 교장이 홈페이지에 올린 급식관련 사과문

학교 측은 ▶검수과정을 2단계(식재료 검수 시, 조리 직전)로 확대 ▶학부모 급식모니터링단 구성 ▶외부강사 초빙교육 ▶학생 급식 전수조사 매월 실시 ▶급식 관련 ‘학생 소리함’ 설치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D고교 교장은 “불미스러운 일로 학생과 학부모에게 심려를 끼친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양질의 급식을 제공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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