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화 추진회, 올해부터 10년 계획|『주원필정』에서 『심제직』까지 『한국 문집총간』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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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국내외에 흩어져 있는 조상들의 문집이 총정리된다.
민족문화추진회(회장 금동욱)는 올해부터 「한국문집총간 편찬사업」에 착수, 앞으로 10년간 14억원을 들여 역사상의 주요 문집들을 총2백책으로 정리, 간행키로 했다. 여기엔 신나 최치원의 『계원필경』에서부터 개화기 조긍섭의 『심재집』에 이르기까지 모두 6백56명의 문집 6백59종이 포함된다.
금동욱회장은 이 사업이 『중국 청대의 국가적인 사업이었던 「사고전서」에 버금가는 우리 점전적의 집성및 체계적인 정리사업』이라고 말하고 『이로써 국내외 한국학 연구의 기초를 확고히 하고 고전 국역의 충실화를 기하는 전기가 될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집은 1차 자료로 연구가치가 높은데 비해 지금까지 체계화되지 못해 그 활용이 부진한 실정이었다.
민족문화추진회는 이 사업을 위해 전문학자들로 기획편집위원회(외원강 한고근)를 구성, 현존하는 한국문집 5천여종을 놓고 선정작업을 벌였다. 선정 기준은 삼국시대부터 개화기까지의 문집중 한국학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는 문집이되 고려 이전 것은 자료가 극히 적은 점을 감안, 모두 포함했다.
민족문화추진회는 이 사업을 전담할 편찬부(부장신승운)를 신설했으며 여기엔 15명의 한문학자들이 활약하고 있다 .이 작업은 먼저 철저한 이본 조사를 통해 가장 정확한 선본을 지정하고 이를 이용하기 쉽도록 표점(구두점 표시) 작업을 한뒤 해제와 삭인까지 붙여 영인출판하도록 돼있다. 각 책은 46배판, 5백∼7백쪽 분량. 올해안에 20책이 나온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전적정리는 일제때 일본인 중심의 조선사편수회·조선총독부 중추원·조선고서간행회·조선연구회등이 식민통치의 필요성 때문에 일부 추진됐고 해방후엔 국사편찬위원회등에서 주로 사료 중심으로 간행됐으며 7O년대 들어 일부 출판사·문중에서 산발적으로 진행됐다.
이우성교수(성균관대·한문학)는 『전래되는 전적인경(경서)·사(사서)·자(제자)·집(문집)중 지금까지 「사」의 정리에 치중됐을뿐 「집」분야는 거의 방치돼 있었다』면서『이번의 종합적·체계적인 한국문집총간 편찬사업은 이 점에서 획기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지적했다. <이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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