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초강경 '반이민정책' 재확인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오른쪽)가 31일 이민정책 발표에 앞서 멕시코를 전격 방문,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전격 회동했다. "멕시코 대통령과 만난 것은 대단한 영광"이라고 밝힌 트럼프가 공동 성명을 발표하기에 앞서 니에토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AP]

"장벽 세운다. 합법화 없다. 시민권 없다. 피난처(불법체류자보호) 도시도 없다." 초강경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는 지난 31일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서 발표한 이민공약 연설에서 초강경 모드로 일관했다. 미국에 만연한 불체자 문제를 확실히 뿌리뽑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지지율이 답보 또는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에 밀리는 현 국면을 강공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날 밝힌 이민정책은 미국을 '안전하고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모든 불법체류자를 막고 쫓아내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불법체류자 추방…유입 끝낼 것"
멕시코 장벽 건설.불체 범죄자 '무관용'

멕시코 국경 장벽 얘기부터 꺼냈다.

그는 "뚫기 불가능한 장벽을 세울 것"이라며 "장벽 건설비는 멕시코정부가 부담케 하고 백악관 입성 첫날에 장벽 세우는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첨단 기술을 동원해 육지뿐 아니라 공중과 지하를 통해서도 불체자와 마약 밀운반책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체자를 구속하고 석방하는 악순환도 끊겠다면서 범죄행위를 저지른 불체자는 곧바로 출신국가로 추방하겠다고 했다. 무관용이라는 것이다. 또 이민단속반(ICE)은 3배 규모로 키우고 국경수비대를 5000명 추가 고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500만여 명의 불체자를 사면한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도 즉각 취소할 것을 약속했다. 그는 "불체자 중 좋은 사람도 많이 있지만 대부분은 교육 수준이 낮고, 이들이 차지하는 일자리로 고스란히 손해보는 것은 노동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과 기성 정치인, 특별이익단체들이 무조건 불체자 편에 서 있는 것은 (그들이) 이들로 인해 큰 이윤을 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리아 난민들도 받지 않고, 추방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난민 한 명을 받으며 들어가는 돈으로 시리아에 세이프존(안전존)을 만들면 12명의 난민을 구할 수 있다. 중동 국가들이 이 돈을 지불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불체자 추방에 비협조적인 23개국도 비판했다. 그는 "2008년~2013년에 1만3000명의 범법을 저지른 불체자들이 풀려났고, 이들이 모두 우리 사회로 스며들었다. 이들을 해당국가로 보내려 했으나 그들이 받으려 하지 않아 미국에 머물고 있다.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비자체류 초과자를 막는 것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불체자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게 하고 정부의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불체자의 60%가 푸드 스탬프 등 웰페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데, 이를 철저히 막을 것"이라고 했다.

원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