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2) 박재훈<고려병원 이비인후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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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목속이 건조하거나 뜨끔뜨끔 아프고 마른기침이 자주 나오며 목소리가 변하는 것은 후두염을 앓을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대개의 후두염은 감기를 앓을때 코나 인두의 병변이 후두까지 파급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목감기라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후두는 성대가 위치하는 곳이므로 목감기 중에서도 목소리의 변화가 오는것이 후두염의 특징이다.
후두는 목의 앞쪽에서 제일 튀어나온 부분으로 남자에게는 구별이 쉽게 툭 튀어 나와있다.
구강과 인두는 음식을 삼키는 일과 공기를 들이마시는 두가지 일을 함께하고 있는데 후두에서 부터는 이기능이 분리되어 앞쪽은 후두와 기관지가 의치하며 뒤쪽으로는 식도로 연결된다.
후두는 앞쪽인 기관지입구에서 관문의 역할을 하는데 성대를 중앙에 두고 여러개의 연골로 둘러싸여 있으며 숨을 쉴때는 성대가 열리고 음식을 삼킬때는 단단히 닫혀져 이물질이 폐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준다.
이물질이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기침이라는 반사작용에 의해 즉각 이들을 내보내는 파수꾼의 역할도 하고 음성을 낼때는 성대가 적당한 간격으로 공기를 통과시키며 진동하기 때문에높고 낮은 음을 자유롭게 낼수 있다.
이렇게 예민하게 작용하고있는 후두 점막에 염증이 오는 경우, 특히 요즘처럼 낮과 밤의 기온차이가 섭씨 10도 이상이 되면 후두점막 조절기능에 장애가 생겨 발적과 부종등 염증성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후두의 점막은 섭씨 22도의 온도와 60%정도의 습도가 최적이므로 급격한 변화를 주지않고 이런 환경에서 편히 쉼으로써 증상을 호전시킬수 있다. 그러나 요즘처럼 공해가 심한 환경속에서는 후두의 점막이 늘 혹사당하게 되어 만성염증성 변화를 갖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으며 더욱 최루탄과 같은 점막에 심한 자극을 주는 화학가스는 후두및 기관지점막에 많은 병변을 일으켜 기침과 가래를 많게한다.
더구나 담배는 직접 후두 성대기관지 점막등에 심한 자극을 주게 되므로 후두염을 앓는 환자에게는 절대 금연이 치료에 필요한 조건이 된다. 또 음성을 계속 과도하게 사용하면 성대점막에 비후가 일어나 항구적인 음성의 변화가 올수 있으므로 병의 경과중에는 말을 적게하는 것이 좋다. 유소아의 경우는 후두, 특히 성대부분이 아주 적기 때문에 후두염으로 성대에 부종이 오면 바로 호흡곤란까지 따를수 있으므로 급히 치료를 받아야 될 심각한때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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