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아코카-포드 자서전·전기 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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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워싱턴=장두성 특파원】
「리·아이아코카」(61) 크라이슬러 자동차 회장이 자서전을 통해 「폭군」 「편집광」등으로 묘사했던 「헨리·포드」2세(69·전 포드자동차 회장)가 그 동안의 침묵을 깨고 곧『전기·「포드」가』를 출판, 「아이아코카」에 일대 반격을 가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포드 대 크라이슬러의 전쟁이 다시 화제를 불러일으킬 것 같다.
84년 가을 출판된 이래 연속 82주간 전 미국의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유지해 온 자서전『아이아코카』는 이탈리아 이민의 아들인 「아이아코카」가 성공할 수 있었던 맹렬 경영 스토리이며 그를 사장자리에서 추방한 「포드」가에 대한 비난의 글도 상당히 실려있다.
「아이아코카」는 그의 자서전에서 「포드」2세를 『자기가 왕인 줄로 착각하는 변덕이 심한 사람』으로 맹렬히 비난하고 있다.
『사주 「헨리」는 어떠한 경우에도 자기와 맞먹으려고 하는 사람을 용서하지 못하는 문자 그대로 「폭군」같은 사람이었다. 나의 전임사장은 노크 없이 사주의 방에 드나들었다고 해고될 정도였다.
내가 사장이 된 후에도 그는 경영대권을 맡기려하지 않았다. 결국 「포드」라는 인물을 깊이 알게 되면서 나는 포드사의 장래는 물론, 나의 장래까지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는 술만 들어가면 그것으로 끝장이었다. 술만 먹으면 그는 「지킬」 박사에서 「하이드」로 표변하곤 했다. 나의 경영실적이 올라가자 사주는 나를 추방하기 위해 온갖 공작을 꾸몄으며 결국 포드사 역사상 가장 극적인 최고경영자 해고가 이루어졌다.』
이 같은 비난의 대상이었던 「포드」2세는 「아이아코카」 자서전의 인기와 그 내용에 대해 그 동안 침묵을 지켜왔는데 이 달 중순 내놓을 그의 전기에서 『「아이아코카」야말로「포드」2세처럼 되고싶었던 인물이며 결함차인 핀토의 설계 제작 책임자였기 때문에 해고했다』는 등 「아이아코카」를 격분시킬만한 내용을 담고 있어 「포드」가 대 「아이아코카」의 한판 싸움이 예상되고 있다.
『전기·「포드」가』의 저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지배 계급을 다룬 『왕국』 『귀족들』을 써서 유명해진 영국작가 「로버트·레이시」씨.
이 전기는 포드자동차의 창설자인 「헨리·포드」 초대 회장에서 그 손자인 제3대 회장「헨리·포드」2세(80년 퇴임)에 이르기까지 1세기에 걸친 일가의 이야기와 화려한 사교생활이 그려져 있다.
특히 「포드」2세의 두 번에 걸친 이혼과 8년간 사장직에 있던 「아이아코카」를 78년 갑자기 해고시켰던 때의 소동이 상세하게 묘사되고 있다.
「아이아코카」는 이때 「포드」2세를 『죽이고 싶을 정도』로 분노했으며 그 원한이 라이벌 사인 클라이슬러에서 기적과 같은 회사재건으로 나타날 수 있었다고 그의 자서전에 썼다.
그런데 「포드」의 전기에는 「아이아코카」가 해고되기 이전까지 「포드」2세적인 왕후귀족의 생활을 동경했던 남자로 묘사되고 있으며 그 권세욕과 상류 지향성을 한 꺼풀 벗겨보면 「포드」2세와 같았다고 쓰여있다.
또 「아이아코카」가 해고된 이유는 그가 포드사 수익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유럽시장에 거의 무지했으며 결함 차 핀토의 제작 책임자였기 때문이라고 밝히고있다.
퇴임과 3번째 결혼 후 무대에 나타나지 않고 있는 「포드」2세가 「레이시」씨에게 전기의 집필을 허락한 것은 곧 「아이아코카」에 대한 「반격개시」의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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