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숫자일 뿐'이라던 기업들 실제로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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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전선에서 통용되는 '나이도 경쟁력'이라는 말은 사실일까.

취업포털 ‘사람인’의 조사에 따르면 낭설이 아니었다. 기업 인사담당자 576명을 설문 조사해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4.8%가 채용시 고려하는 비공개 자격조건으로 ‘나이’를 꼽았다. 비공개 자격 조건이란 기업이 신입 채용의 기준으로 내세우지는 않지만, 정작 채용 시에는 고려하는 항목을 뜻한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 5곳 중 2곳이 이같은 비공개 자격 조건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이 생각하는 지원자의 나이 상한선 평균은 남성 33세, 여성 31세였다. 나이 다음으로는 성별(31.9%), 거주 지역(29.3%), 전공(25%) 등을 비공개 조건으로 삼았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47.6%에 비공개 조건이 있었고 중소기업과 중견기업도 각각 40.1%, 38.6%씩 가지고 있었다. 비공개 조건으로 지원자를 탈락시키는 비율은 평균 36%로 조사됐다.

나이와 성별, 결혼 여부 등을 평가에 반영하면서도 채용 공고에 명시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인사담당자들은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44.4%)’, ‘굳이 밝힐 필요가 없는 것 같아서(31.5%)’라고 답했다.

올해 초 사람인이 실시한 조사에선 인사담당자의 40%가 ‘나이 많은 신입사원은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이중 일부는 ‘다른 능력이 알맞아도 나이가 많아 탈락시킨 경우가 있다’고 답했다.

지난 5월,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조사해 발표한 결과도 유사하다. 인사담당자 7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당시 조사에서 기업 인사담당자 44.8%는 ‘나이가 많으면 일 시키기가 부담스러워 신입사원 나이를 따진다’고 답했다. 그러나 신입사원 나이에 따른 기업의 만족도는 아직 발표된 사례가 없다.

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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