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쾌한 벼락골… 뼈아픈 자책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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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기.패스워크.스피드…. 모든 면에서 한국이 일본을 앞섰다. 그러나 전통의 라이벌전은 싱거운 승부를 허락하지 않았다.

23일 도쿄 국립경기장. 굵은 빗줄기가 내리는 가운데 벌어진 한.일 올림픽대표팀 친선경기에서 한국은 일본과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한국은 일본과의 역대 올림픽팀 전적에서 3승1무2패를 기록했다.

전원 프로팀 선수로 구성된 한국은 경기 내내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일본을 압박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공격 지향적인 움직임 때문에 상대의 역습에 쉽게 밸런스가 무너지는 약점을 드러냈다.

전반 16분 아크 정면에서 최태욱(안양)이 밀어준 볼을 조재진(상무)이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강슛 했으나 볼은 옆 그물을 흔들었다. 전반 21분 한국의 선제골이 터졌다.

일본 진영 센터서클 쪽에서 아오키의 전진 패스를 가로챈 최태욱이 툭툭 두번 치고 들어간 뒤 대포알 같은 중거리슛을 날렸다. 30m를 뻗어나간 볼은 골키퍼의 펀칭을 피해 가운데 골네트에 꽂혔다.

그러나 좋은 흐름은 전반 29분 어이없는 자책골로 깨졌다.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이시가와가 문전을 향해 날린 크로스가 조병국(수원)의 발을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 버렸다.

지난 4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국가대표 한.일전에서 후반 인저리 타임에 자책골을 허용했던 조병국이 또 '사고'를 친 것이다.

페이스가 흔들린 조병국은 전반 35분 또다시 걷어내기 실수로 결정적 위기를 초래했다. 조병국을 제치고 스즈키가 완벽한 크로스를 날렸고 오쿠보의 슛이 크로스바를 때리고 나왔다.

전반 40분 '히든 카드'최성국(울산)이 투입된 뒤 한국은 상대 문전에서 짧은 패스를 주고받으며 찬스를 노렸으나 마무리가 부실했다. 한국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조병국이 또다시 상대를 놓쳐 마쓰이에게 노마크 슈팅을 허용했으나 볼은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한숨 돌린 한국은 후반 5분 최성국의 프리킥을 조재진이 백헤딩, 볼은 크로스바를 맞고 직선으로 떨어졌다. 3분 뒤에는 최성국이 수비수 사이를 완전히 가르는 스루패스를 내줬으나 최태욱이 실축,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쳤다.

한국은 이후 조재진과 박용호(안양)가 잇따라 일본 문전을 두들겼으나 더이상 골네트를 흔들지 못했다. '일본전 압승'목표는 9월 17일 한국에서 벌어질 리턴 매치로 넘겨졌다.

정영재 기자

◇한.일 올림픽대표팀 친선경기

◆23일 전적
한 국 1:1 일 본
(득)최태욱(전21) 조병국(전29.자책골.이상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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