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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전통무예 고수 총집결, '지존' 가리는 한판 승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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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청주 세계무예마스터십엔 87개국 1497명의 선수가 참가해 한국의 택견(사진) 등 15개 세계 주요 전통 무예 고수를 가린다.

택견의 고장 충북에서 전 세계 무예 고수들의 한판 승부가 펼쳐진다. 몸을 굼실거리며 맞붙는 택견 고수의 실전 대결과 태국 영화 ‘옹박’에서 시원한 타격으로 인기를 모은 무에타이 같은 동서양 전통무예를 직접 볼 수 있다.

2016 청주 세계무예마스터십

"87개국 선수·임원 2200여 명 다음달 2~8일 17개 종목 대결 무예 주제 국제학술대회 개최"

충북도와 청주시는 다음달 2일부터 1주일간 ‘2016 청주 세계무예마스터십(이하 무예마스터십)’을 연다. 무예마스터십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87개국 1479명의 선수가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감독과 코치 301명, 임원 및 심판 등 기술임원 482명도 대회장을 찾는다.

 앞서 2010년과 2014년 중국과 러시아에서 ‘월드컴벳게임’이란 무예 대회가 각각 열렸으나 주관 기관인 스포츠어코드와 국제올림픽위원회의 갈등 때문에 2회만에 중단됐다. 이후 무술종목별 국제연맹이 예선전을 치러 메달을 놓고 국가대항전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찬식 무예마스터십 조직위 사무총장은 “세계 각국의 무예인 2200여 명이 한곳에 모여 대회를 여는 건 무예계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모든 경기는 국제 종합경기대회 룰로 진행되며 공식 기록이 남아 대회의 공신력도 높다”고 말했다.


종목·체급별 금메달 총 173개

경기는 정식종목 15개와 특별종목 2개 등 세계 주요 전통무예 종목으로 열린다. 우리나라가 종주국인 경기 종목은 태권도·택견·용무도·통일무도·합기도와 전통 마상 무예인 기사 등이다. 중국의 우슈, 일본의 검도와 유도, 우즈베키스탄의 크라쉬, 러시아의 삼보, 태국의 무에타이와 킥복싱뿐 아니라 벨트레슬링·주짓수 등도 포함된다. 태권도와 합기도 등 비교적 친숙한 종목이 있는 반면 주짓수·크라쉬·벨트레슬링·삼보는 낯선 종목이다.

 전체 금메달 수는 종목·체급별 173개다. 각국 무술연맹에서 예선을 마친 선수들은 무예마스터십에서 8강전부터 경기를 한다. 경기는 대부분 충북 청주시 일원에서 진행된다. 청주대 석우문화체육관에선 합기도·용무도·삼보 경기가 열리며, 청주실내체육관에서는 태권도·택견·

우슈·기록과 연무경기를 한다. 청주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에선 킥복싱과 무에타이, 청주유도회관에선 유도·주짓수·크라쉬, 청주시 장애인스포트센터에선 검도·통일무도·벨트레슬링이 열린다. 기사 종목은 강원도 속초시 영랑호 화랑도 체험장에서 진행된다.

 2200여 명의 선수·임원단을 맞을 채비도 마쳤다. 조직위는 청주 라마다호텔 등 6개 시설을 선수단 숙소로 선정했다. 라마다호텔에는 임원과 심판 400명을 배치했으며 교원대 교육연수원(400명), 농협인재개발원(230명), 충북도 자치연수원(200명), KT&G 인재개발원(130명), 세종스파텔(145명) 등에 선수촌을 꾸리기로 했다.

 조직위는 선수단 입·출국과 경기장 이동을 위한 수송 대책도 확정했다. 입·출국에 146대의 버스를 배치하고, 개회식과 폐회식 지원을 위해 51대의 버스를 투입한다. 경기를 진행하는 기간에는 청주체육관~충북도청~유도회관~석우문화체육관~라마다호텔~장애인스포츠센터~국민생활관~청주체육관을 순환하는 셔틀버스 5대가 운행될 계획이다. 셔틀버스에는 안내원과 통역도 배치한다. 선수와 임원은 청남대, 청주동물원, 문의문화재단지 등 지역 축제와 문화관광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 창립

충북은 이번 무예마스터십을 계기로 무예의 성지를 꿈꾸고 있다. 1997년 유네스코에서 전통무예를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하면서 충북 충주시에서 1998년부터 국제 규모 무예 행사인 ‘충주 세계무술축제’를 개최해 무예 관련 콘텐트 기반을 다졌다. 한국택견협회 본부와 세계 40여 개 나라가 참여한 세계무술연맹본부도 2002년 충주에 설립했다.

 조직위는 대회기간 동안 무예의 학술적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국제학술대회와 국제회의를 열기로 했다. 또 앞으로 세계무예마스터십 개최 등의 역할을 할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를 청주에서 창립할 예정이다. 이 위원회는 각 종목 국제연맹 회장 등 30여 명으로 구성

돼 다음 대회 개최 도시를 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대회 조직위원장인 이시종 충북지사는 “충북이 무예올림픽의 성지가 될 수 있도록 국제적인 관심을 이끌어낼 것”이라며 “전통무예를 계승하고 동서양이 화합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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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짓수·크라쉬·삼보·벨트레슬링 … 이색 전통무예 한자리에
주짓수는 브라질 고유의 발리 투도라는 격투술과 유도의 전신인 유술(柔術)을 결합한 무술이다. 지렛대 원리를 이용해 상대방의 관절(급소)을 제압하는 것이 기본 기술이다. 대표적인 기술로는 ‘암바(Arm Bar)’와 ‘트라이앵글 초크’가 있다. 종합격투기 선수들이 익히는 필수 종목으로 알려지면서 실전 최강 무술이란 별칭도 붙었다. 김동현·정찬성·최두호 등 유명 종합격투기 선수들이 실전에서 주짓수 기술을 종종 선보이곤 한다.
  크라쉬는 상대의 상의를 붙잡고 메치는 우즈베키스탄의 전통 씨름 경기다. 경기 방식과 기술이 일본의 유도와 매우 흡사하다. 상대방을 메쳐 한쪽 어깨·대퇴부·엉덩이가 닿으면 득점하는 방식이다. 3000여 년 전부터 전래한 크라쉬는 1980년대부터 현대 스포츠에 맞게 체계화했다.
  러시아어로 ‘무기 없는 호신술’이란 뜻의 삼보는 치고, 꺾고, 메치는 종합격투기다. 일본의 유도를 근간으로 레슬링과 씨름의 기술을 융합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삼보 애호가로 알려져 있다.
  벨트레슬링은 상대의 벨트를 잡아당겨 매트 위에 쓰러뜨리는 경기다. 씨름처럼 선 상태에서 상대방 벨트를 잡고 시작한 뒤 상대방의 등을 바닥에 닿게 해 득점하는 경기다.

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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