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두 아들 사살] 방탄유리 은신처 전투기 동원 공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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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바그다드 함락 이후 3개월 넘게 숨어 지내던 사담 후세인의 두 아들이 지난 22일 미군에게 발각돼 최후를 맞은 데는 동족인 이라크인의 제보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결정적 제보=리카르도 산체스 이라크 주둔 미 지상군 사령관은 "21일 밤 이라크인이 미군을 찾아와 두 아들의 소재를 알렸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는 쿠르드인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제보자는 모술 북부 팔라흐 지역에서 우다이와 쿠사이가 자동차에서 내려 한 빌라로 들어가는 장면을 촬영, 미군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빌라의 주인인 나와프 자이단은 후세인의 인척으로 같은 부족 출신으로 알려졌다. 자이단은 이웃에게 "두 아들이 23일간 집에 머물렀다"고 말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두 아들에게는 각각 1천5백만달러(약 1백70억원)의 현상금이 걸려 있었다.

◆방탄 유리 갖춘 은신처=미군은 우선 이날 오전 9시쯤 소규모 병력을 빌라로 보내 가옥 수색을 요구했다. 빌라에 있던 사람들이 이를 거부하자 미군은 오전 10시쯤 차량 25대와 1백여명의 병력으로 빌라를 포위한 뒤 확성기로 투항을 요구했다.

그러자 빌라 안에서 누군가가 사격을 시작했다. 미군은 아파치 헬기와 A-10 지상공격기 등을 동원, 로켓 등을 발사하며 건물을 공격했다.

오후 1시쯤 건물 1층에 진입한 미군은 방탄 유리와 장애물로 막혀있는 2층 진입로를 뚫기 위해 카이오와 전투 헬기로 로켓을 발사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빌라를 점령하고 수색하던 미군은 두 아들의 시신을 확인, 바그다드 공항의 미군 사령부로 옮겼다.

빌라 안에서는 쿠사이의 아들(14)과 우다이의 경호원으로 알려진 다른 두 명의 시신도 함께 발견됐다. 이날 작전에서 미군 네 명이 부상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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