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반제』 극중 인물 성적 분명치 않아 영상 빼어난데도 불구, 감동주지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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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KBS 제1TV가 15일 밤 방영한 불탄일 특집드라머 『열반제』는 불교의 공관사상을 집약하는「다비장, 선적 입적을 의미하는 「좌탈입망」등 비교적 충실하게 불교의식을 극화하고 있었으나 드라머로서의「감동」이 부족한 느낌이었다.
『열반제』는 방영되기 전부터 남녀 출연진30여명의 삭발과 다비식· 수계식·연등법회·바라춤등의 재현으로 큰 화제를 모았던 드라머였으나 극본상의 허점과 극중인물들의 불분명한 성격등으로 인해 묵직한 주제와 빼어난 영상들이 그 힘을 잃고 있었다.
예컨대 파계승 지성과 혜광스님, 속세의 딸 진영과 혜광스님간의 과거 인연이 대부분 생략돼 있어 지성과 진영이 혜광스님에게 돌아온 이유가 설득력을 잃고 있었고 이에 따라 극중 클라이맥스를 이루었어야할 입적장면이 싱거워져버린 아쉬움을 남겼다.
또 보덕스님의 우직스런 선체조, 석엽스님의 교활해보이는 연기는 극의 진지성을 상당부분 파괴했고 동경이 내포하는 화두의 의미도 평면적으로 처리된 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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