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IBM 일자리 수천개 해외이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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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세계 최대의 컴퓨터 제조업체 IBM이 비용 절감을 위해 엔지니어 등 사무직 일자리를 인도 등 해외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뉴욕 타임스(NYT)가 22일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해외로 이전되는 IBM 일자리는 수천개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IBM의 이 같은 움직임은 비용을 줄이고 글로벌 공급망을 갖추려는 최근 미국 기업들의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제조업에서 시작된 일자리의 해외 탈출은 지난 10년간 서비스 분야로까지 확장됐다. 저임금 업종인 콜센터에서 고수입 직종인 컴퓨터 칩 설계부문까지 미국 일자리는 인도.중국.러시아.필리핀 등으로 이전되고 있다.

전 세계에 31만5천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IBM은 이미 인도와 중국에서 각각 5천명과 3천4백여명을 고용하고 있다. 경쟁기업인 오라클은 인도에서의 채용인력을 현재의 3천2백명에서 추가로 6천명을 늘릴 계획이며, 마이크로소프트도 연말까지 인도의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을 현재의 두 배인 5백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IBM은 일자리를 해외로 옮기면 기업 경쟁력이 커지고 원가도 줄일 수 있어 미국 소비자들에게 이득이 되며, 가난한 나라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와 정치권은 미국의 일자리를 해외에 빼앗긴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 IT 노동자들도 일자리를 찾기 힘든 요즘에 IT 기업들이 일자리를 해외로 이전하는 것에 부정적인 사람들이 많다"며 "결국 (실업자가 늘어나) 미국 사회안전망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테크 컨설팅 그룹인 포리스터 리서치에 따르면 IT 부문을 포함한 서비스 분야의 일자리 40만개가 올해 미국을 떠나기 시작해 2015년까지 3백30만개의 일자리가 해외로 이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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