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가대표2' 실제 모델 신소정, 美 아이스하키 프로리그 최초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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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수 최초로 미국 여자프로아이스하키리그(NWHL)에 진출하는 국가대표 골리 신소정(26). [중앙포토]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골리(아이스하키 골키퍼) 신소정(26)이 미국 여자프로아이스하키리그(NWHL)에 진출한다. 국내 선수로는 최초의 성과다.

신소정은 NWHL 뉴욕 리베터스의 2016~2017시즌 골문을 지킬 예정이다.

지난달 말 계약을 마쳤고 26일 출국을 앞두고 있다. 계약 기간 1년에 연봉은 1만 3500달러(약 1500만원)를 받는다. NWHL의 평균 연봉은 1만 5000달러 수준이다.
미국에서의 생활비는 신소정의 사정을 알게 된 한 국내 기업이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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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아이스하키 클럽팀 과천위니아에서 골리로 뛰던 신소정의 모습. 그는 영화 `국가대표2`에서 진지희가 연기한 중학생 골리의 실제 모델이다. [중앙포토]

신소정은 영화 ‘국가대표2’에서 배우 진지희가 연기한 중학생 골리 ‘신소현’의 실제 모델이다. 그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아이스하키 클럽팀 과천위니아에서 운동을 시작했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국가대표팀 훈련에 참가하기 시작해 중학교 1학년이 된 2003년 정식으로 발탁됐다.

2013년에는 세인트프란시스자비에르 대학교에 스카우트돼 캐나다 대학 1부리그에서 뛰기도 했다. 이 역시 한국 아이스하키 선수로는 최초였다. 그는 3시즌 동안 경기당 1.46 실점, 94.4%의 세이브 성공률을 기록했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한다. 2013년 세계선수권 디비전2 B그룹에서 A그룹으로 승격한 이후, 지난해엔 준우승을 차지하는등 상승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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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여자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2 B그룹에서 5전 전승으로 우승을 하고 돌아온 여자 하키 국가대표팀. 왼쪽부터 이규선, 이영화, 이민지, 박종아, 신소정, 한수진. [중앙포토]

하지만 여전히 인프라는 열악하다.

한국에는 초ㆍ중ㆍ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교에도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없다. ‘신동’ 소리를 들으며 운동해 온 신소정이 국가대표 경력 서류를 들고 대학 문을 두드렸지만 인정해 준 대학은 없었다.

국가대표가 되어도 하루 6만원의 훈련수당이 수입의 전부다. 한 달에 20일 훈련을 하면 월급 120만원을 받는다. 때문에 주말 등 비는 시간에 강사 일을 병행하는 선수들도 있다. 신소정은 미국 진출이 결정된 뒤 “이제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한국의 여자 아이스하키 세계 랭킹은 38개국 중 23위다. 신소정의 미국 프로리그 경험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대표팀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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