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G] 10개 언어 동시통역까지…한국외대 모의유엔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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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완

HIMUN 회의장 전경.

HIMUN 회의장 전경.

모의유엔 전성시대다. 전국 규모의 대회는 물론 각 고교 자체에서 개설한 모의 유엔까지 그 목록을 헤아리자면 손가락과 발가락을 다 꼽아도 모자라다.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역사가 오랜 모의유엔 중 하나가 HIMUN이다.

지난 8월 7일, 서울 삼성동 COEX 오디토리움에서 제 40차 한국외대 모의유엔 총회(HUFS International Model United Nations, 이하 HIMUN)가 열렸다. 의제는 '원자력 에너지의 평화적 사용과 개발을 위한 국제 협력방안 모색'이었다.

개회사를 진행하는 김인철 한국외대 총장.

개회사를 진행하는 김인철 한국외대 총장.

러시아어로 의견을 발언하는 러시아 대사.

러시아어로 의견을 발언하는 러시아 대사.

HIMUN이란

HIMUN은 1959년 ‘UN 군축’이라는 의제로 개최된 이후 약 40차례 개최되었다. 매년 열리는 대학생 공개형 모의유엔으로 사무국·대표단·통역이사회와 서포터즈까지 많은 대학생들의 노력으로 완성된다. HIMUN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각국 대사(Delegate)가 자국의 언어로 직접 회의를 진행한다는 것. 통역단에 소속된 학생들의 동시통역을 대사들은 물론 참관자에게까지 제공한다. 이번 총회는 약 10개 언어(한국어·영어·프랑스어·스페인어·러시아어·아랍어·중국어·일본어·독일어·터키어)로 진행되었다.

이번 HIMUN은 UN4MUN 방식으로 진행됐다. UN4MUN이란 유엔 공보국(UNDPI)에서 모의유엔 역시 실제 유엔 총회와 유사하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여 만든 회의 방식이다. 엄격한 의회의 의사규칙(ROP)를 따르는 기존 MUN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기존 MUN이 투표를 통해 결의안을 채택함으로써 소수의 반대 의견이 존중 받지 못할 우려가 있는 반면에 UN4MUN에는 ‘컨센서스’라는 독특한 개념이 적용된다. ‘컨센서스’는 한 국가가 제안한 안건에 대해 다른 국가의 반대 의견이 없으면 결의안이 투표 없이 도출될 수 있다는 것으로, 모든 국가의 입장이 반영된다.

UN4MUN의 절차는 크게 'Formal consultations(공식회의)', 'Informal consultations(비공식 회의)', 'Action Phase(행동 단계)'의 3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공식회의에서 각국 대사는 기조연설을 통해 의제에 대한 자국의 입장을 표명한다. 비공식회의에서는 모든 국가의 합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자유로운 토의가 진행된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에서 모든 국가가 작성된 결의안에 대해 최종적으로 동의를 표하고 이를 통과시키면서 회의가 종료된다.

HIMUN에 참여한 많은 참관자, 모니터 요원들.

HIMUN에 참여한 많은 참관자, 모니터 요원들.

모니터 요원으로 참관해 보니

나는 이번 HIMUN에 모니터요원이라는 자격으로 참관했다. 모니터 요원은 총회를 처음부터 끝까지 참관하고 평가표를 작성하여 더 나은 HIMUN을 만드는 데 기여하게 된다.

모니터 요원은 연령·성별·직업에 상관 없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으며, HIMUN공식 SNS(www.facebook.com/himun1958)나 공식홈페이지(www.himun.org)에 모니터 요원 공지가 올라오면 지원 양식을 작성해 보내면 된다. 모니터요원은 선착순으로 마감된다.

총회 당일 현장에서 신분증 또는 학생증을 잠시 맡기고 통역기를 받을 수 있다. 자리배정은 선착순으로, 단체로 신청하지 않는 한 일행과 떨어져 앉을 수도 있어 그 부분이 조금 아쉬웠다.

모니터 요원은 총회를 끝까지 참관하고 평가표를 작성하는데, 평가표에는 당일 총회에 대한 질문과 시설이나 행사 전반에 관한 질문 등이 있었다. 더 나은 행사를 만들기 위한 피드백을 받는 것이다.

회의를 모니터링 한다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인 경험이었다. 다른 모의유엔에 참가하면 자신이 맡은 국가 또는 역할에 집중하느라 객관적이고 넓은 시각에서 회의를 바라볼 기회가 많지 않다. 비공개 대회형 모의유엔에 비해 참가하는 대사의 수가 적기 때문에, 각국의 관계를 보다 빨리 이해하고 정확한 발음을 천천히 들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다양한 언어를 동시통역으로 듣고 이해하며 회의를 참관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매력적이었다.

회의 내용과 전개도 흥미로웠지만, 모니터링을 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HIMUN을 준비해 온 대학생들의 1년간의 노력을 눈 앞에서 직접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루를 위해 일년을 사랑하는 젊은이들’이라는 슬로건답게 이번 총회에서는 그들의 노력과 열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모의유엔에 참가하는 것이 아직은 부담스럽거나, UN 등 국제기구의 회의 방식이 궁금한, 또는 모의유엔을 구성하여 활동하려고 준비하는 사람 등, 국제 사회와 모의유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니터요원으로 참여해보길 권한다.

글=김재완(동탄국제고 1) TONG청소년기자
사진제공=한국외대모의유엔 HI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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